'데뷔 21년 차' 조진웅의 과도한 겸손 "나는 연기 못 하는 배우…나락 가는 상상하죠" [TEN 인터뷰]
[텐아시아=김서윤 기자]
"저는 연기를 못하는 배우다. 선배나 동료들에게 보여주기도 좀 그렇다"
"아직도 모니터를 못 보겠다. '왜 그렇게 했지' 생각도 계속 나고"
조진웅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영화 '데드맨' 관련 인터뷰를 진행,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뷔 21년 차, 베테랑 배우라고 불리는 조진웅은 계속해서 자신을 '연기 못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
조진웅은 묘하게 친근한 매력이 있다. 그와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닌데, 사석에서 친구와 이야기하는 느낌을 준다. 인터뷰 내내 취재진에게 배우 조진웅, 영화 '데드맨'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천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에 나서는 이야기.
영화나 드라마에서 '바지사장' 자체를 소재로 한 경우는 드물어 신선함을 안긴다. 조지웅은 "잘 지어낸 이야기 같다. 실제로 있다는 건 상상도 못 했다. 충격적이었다"며 "르포 형식의 프로그램에서는 종종 다뤄졌는데, 관심을 가지진 않았다. 나중에 찾아봤더니 그런 사례들이 꽤 있더라. 섬뜩했다. 한순간에 나락으로 가버리지 않나.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극 중 조진웅은 바지사장계의 에이스에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빼앗긴 이만재 역을 맡았다. 먹고 살기 위해, 가정을 지키기 위해 이름을 팔아버린 이만재에 대해 조진웅은 "'나쁜짓'이라고 하는 건 인정한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삶의 목적을 지키기 위해 많이 희생하는데, 잘못된 행동을 한다. 측은하기도 하다. 다만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었는데도 이 캐릭터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악의는 아니나 선의를 유지하는 인물은 아니다. 응원하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이 부분이 연기하는 데 있어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나락에 가는 상상도 해봤다고. 조진웅은 ""한순간일 것 같아서 많이 했다"고 말하면서도 "어떨지는 닥쳐봐야 알 것 같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리즈시절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아직 최고의 지점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것을 향해 가고 있지도 않다"고 답했다.
'데드맨'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 각본을 공동 집필한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이다. 조진웅은 하준원 감독에 대해 "어느 감독들보다 유연했다"며 "배우가 놀 수 있는 장을 충분히 열어줬다. 신인 감독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데뷔작이라고는 하지만, 현장 경험이 많은 분이다. 신인 감독이라는 호칭을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 차기작이 기대되는 감독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준원 감독은 일명 '봉준호 사단', '봉준호 키드'라고 불린다. 조진웅은 "전혀 몰랐다. 저는 개인적으로 전에 누구랑 작업했던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며 "사적인 자리에서 봉준호 감독과 작업했다는 것을 들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앞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데드맨' 김희애, 이수경 배우는 시나리오가 다소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진웅은 "저는 오히려 이런 작품들을 보면 쉽게 풀어내려는 오기가 생긴다. 데드맨도 사실 본질을 보면 쉽다. 한 인간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라고 전했다.
조진웅은 답변 중간중간 자신을 '연기 못하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조진웅이 생각하는 좋은 연기란 무엇일까. 조진웅은 "'서울의 봄'에서 육군 참모차장을 연기한 배우가 유성주 선배다. 정말 존경하고 좋아한다. '서울의 봄'보고 선배 보자마자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왜 그랬어요? 당신이 그렇게 안 했으면 역사가 바뀌지 않았겠냐'라는 말이 바로 나오더라. 그런 배우가 좋은 연기를 한다고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데드맨'은 오는 7일 개봉으로, 설날 연휴를 노리고 있다. 조진웅은 "설, 추석, 명절, 가족과 함께하는 영화? 언제까지 가족과 함께 할겁니까. 매운 떡볶이도 먹고, 다음날 화장실도 가는 그런 자극적인 영화도 봐라. 가족 힐링 영화도 보고 '데드맨'도 봐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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