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홍수도, 칠레 산불도…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겹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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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州) 역사상 최악의 폭우와 12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칠레 중부 발파라이소주는 각각 홍수와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와 칠레 중부를 덮친 자연재해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기후 붕괴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에선 이날까지 최소 3명이 숨지고, 주택 약 86만 채가 정전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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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펄펄 끓으며 곳곳 이상 기후 현상
"기후 재난 변동성에 적응 불가능할 것"
주(州) 역사상 최악의 폭우와 12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칠레 중부 발파라이소주는 각각 홍수와 산불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북미와 남미에서 모두 ‘살기 좋은 온화한 기후’로 명성이 높았던 두 곳이지만, 지금은 생명을 위협하는 극단적 날씨 탓에 주민들 표정도 망연자실 그 자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와 칠레 중부를 덮친 자연재해의 특성을 설명하면서 “이러한 기후 붕괴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천 ㎞나 떨어진 두 지역의 홍수와 산불은 ‘지구온난화와 엘니뇨(동태평양 수온 증가) 현상이 겹친 결과’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지구 기온이 오를수록 극한 기후 현상도 잦아진다는 것이다. NYT는 “두 재난은 ‘위험한 기후 칵테일(지구온난화와 엘니뇨의 결합)’이 온난한 지역을 어떻게 황폐화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난해 바다가 펄펄 끓었다
두 지역 재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 건 해수 온도다. 그간 인류가 온실가스를 배출한 탓에 지구 바깥으로 방출되지 못한 열을 흡수해 온 바다의 온도는 2022년 하반기부터 발달한 엘니뇨 영향으로 지난해 정점을 찍었다. 가뜩이나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엘니뇨까지 겹치며 수온이 폭증한 것이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바다 온도는 예년보다 섭씨 0.27도가량 높았다. 사상 최고치다.
펄펄 끓는 바다는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에 거대한 ‘대기의 강’을 만들었다. 뜨거운 바다에서 증발된 수증기가 길고 좁은 강 형태를 이뤄 내륙으로 흘러가는 형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캘리포니아엔 매년 대기의 강 7~10개가 상륙해 많은 비를 쏟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10~40%가량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대기가 따듯해지면 수분 함유량이 늘어 강수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형성된 수증기는 지난 4일부터 캘리포니아 전역을 강타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지역에서 이틀간 최대 279㎜의 폭우가 쏟아져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로스앤젤레스에서 104㎜의 비가 쏟아져 1927년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에선 이날까지 최소 3명이 숨지고, 주택 약 86만 채가 정전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바다가 육지 기온도 끌어올려
반면 칠레에서는 고온의 바다가 내륙 기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8월 한겨울인 칠레 중부에서는 낮 최고 기온이 38.7도까지 치솟았다. 이러한 이상 고온현상은 토양 수분이 더 많이 증발하도록 했고, 최근 10년간 가뭄에 시달려 온 남미 전역을 더 바싹 마르게 했다. 캘리포니아 인근과 똑같이 해수 온도가 증가했으나, 북반구·남반구라는 지역·계절적 차이가 상반된 결과를 불러온 것이다.
특히 지난 2일부터 발파라이소에서 시작된 화재는 비냐델마르 등 주요 도시로 번지며 막대한 피해를 안기고 있다. 이날까지 사망자만 122명으로 집계됐고, 실종자 수도 372명에 달한다. 사라 페론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는 NYT에 “세계 곳곳에서 인류는 예기치 못한 기후 재난에 직면해 있다"며 "이런 변동성에 완전히 적응한다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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