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은 숫자에 불과하다! '오뚝이' 클린스만호, 결승행 확률 무려 66.7%→우승 확률은 2위 하락
[포포투=김아인]
확률은 깨라고 있는 법. 슈퍼컴퓨터가 요르단전을 앞두고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 확률을 예측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6일(한국시간) 한국의 우승 확률을 30.9%로 예상했다. 1위에 오른 이란(35%) 다음으로 2위에 해당하는 순위였다. 뒤를 이어 카타르(24.5%)가 3위, 요르단(9.6%)이 4위에 올랐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축구는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와 4강 신화를 시작으로 축구 열풍이 불었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여러 위기를 거치며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4년간 착실하게 준비한 성과는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라는 업적을 낳았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좀처럼 그 명성을 떨치지 못했다. 한국은 유독 아시안컵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2019년에는 8강에 그쳤고, 2015년에는 결승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한국은 지난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새롭게 선임하면서 64년 동안 들지 못한 우승컵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다소 삐걱거렸다. 지난해 3월 콜롬비아전을 시작으로 6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이어진 경기부터 한국은 조금씩 희망을 보여줬다. 튀니지와 베트남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고,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싱가포르와 중국에도 완승했다. 한국은 대회를 앞두고 치른 이라크와의 평가전까지 6경기 연속 클린시트 승리를 이어갔다.
대회 시작 전 '옵타'는 한국의 우승 확률을 일본(24.6%) 다음인 14.3%로 예측했다. 그러나 조별리그가 끝난 후 한국의 우승 확률은 10.8%로 점점 떨어졌다. 일본(19.4%), 카타르(14.8%), 이란(13.7%), 호주(13.3%)보다도 낮은 5번째에 해당했다.
초반 과정은 아쉬웠다. 1차전에서 바레인을 만나 황인범의 선제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17년 동안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바레인에 실점까지 하며 다소 고전했다. 한국은 이강인의 멀티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하면서 무난한 출발을 알리는 듯 했다.
이어진 2차전 요르단전에서는 충격적인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 이른 시간 손흥민의 페널티 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는데 전반에만 2실점을 당했다. 그렇게 요르단에 끌려간 한국. 후반 종료 직전 간신히 상대 자책골이 터지면서 균형을 맞췄다.
최종전은 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와 만났다. 한국과 100위 이상이 차이나는 최약체였다. 정우영의 헤더로 이번에도 선제골을 넣은 한국. 후반 동안 말레이시아에 역전을 허용했다.
같은 시간 바레인이 요르단을 1-0으로 제압하고 있었다. 한국이 실시간으로 조 3위까지 떨어지는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치열한 혈투를 벌였지만 결과는 아쉬운 3-3 무승부였다. 한국은 그렇게 1승 2무로 승점에서 바레인에 밀리며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만난 상대는 '다크호스' 사우디아라비아. 클린스만 감독은 파격적인 '플랜B'를 꺼내 들었다. 한국 감독 부임 이후 단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3백 전술이었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우는 '손톱' 전술을 들고 경기를 시작했다. 초반 효과는 미미했다. 사우디와 탐색전을 펼치며 시작한 전반전은 득점 없이 끝났다.
이후 후반전이 시작되고 사우디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후반 종료 직전까지 0-1로 끌려갔다. 패색이 짙어지던 종료 직전, 한국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바로 조규성. 후반 교체로 투입된 그는 자신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결국 후반 추가시간 9분 설영우의 어시스트를 받아 천금같은 헤더 골을 성공시키며 균형을 맞췄다.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연장전까지도 승부가 나지 않았고, 결국 승부차기가 진행됐다. 사우디는 조현우의 선방에 가로막혀 세 번째 키커와 네 번째 키커가 연달아 실축했고, 한국은 손흥민, 김영권, 조규성, 황희찬까지 모두 성공하면서 8강에 진출했다.
이후 8강전을 앞둔 한국의 우승 확률은 16.3%로 소폭 상승했다. 호주와 일본이 나란히 20.4%로 1, 2위에 오르면서 3위에 위치했었다. 호주와의 맞대결 승리 확률은 46%로 호주의 54%보다 낮은 기록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슈퍼컴퓨터의 예측을 깨버렸다. 이번에도 120분의 영화 한 편이었다. 한국은 전반 41분 크레이그 굿윈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사우디전에 이어 또다시 실점을 먼저 내준 채 호주에 끌려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피지컬에서 우위를 점한 호주에 번번히 가로막히자 후반 33분 조규성 대신 중원에 이재성을 투입해 손흥민을 왼쪽으로 옮기고 황희찬을 중앙 공격수로 세웠다. 이어 지친 황인범 대신 홍현석을 투입했고, 후반 41분에는 양현준을 김태환과 교체해 측면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이후 한국의 공격이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PK 기회를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1-1로 균형을 맞췄다. 연장전이 시작되고 다시 한 번 한국에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황희찬이 박스 바깥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완벽한 감아차기로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그렇게 120분 혈투 끝에 한국이 2-1로 4강으로 향하게 됐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이제 단 4팀만 남은 상황. 4강전에서는 요르단과 다시 만난다. 현재 기준으로 요르단에 승리할 확률은 66.7%로 요르단의 33.3%에 비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확률은 바뀌고, 강력한 우승 후보 일본이 8강에서 떨어지는 등 결과 또한 예측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우승까지 고지가 얼마 남지 않은 한국이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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