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LIVE] 무려 사고초려...김오규가 김도균의 서울 이랜드 택한 이유

김대식 기자 2024. 2. 6. 20: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터풋볼=김대식 기자(서귀포)] 김오규의 서울 이랜드 이적 과정에는 김도균 신임 감독이 각별한 노력이 있었다.

김오규는 6일 오전 10시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빠레브 호텔에서 2024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2차 미디어캠프에 참가했다.

강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던 김오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랜드로 이적하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 1989년생이지만 2023시즌 제주에서 리그 30경기에 출장할 정도로 실력이 있는 베테랑이 K리그2로, 그것도 만년 K리그2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이랜드로 이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김오규의 입에서 제주를 떠나게 된 이유와 이랜드를 선택하게 된 배경을 들을 수 있었다.

[김오규 인터뷰]

# 성남FC과 이랜드 사이에서 고민했던 이적

성남에는 이제 (정)승용이, (이)정협이 같은 친구들이 있었지만 너무 어린 친구들을 혼자 끌고 가기에는 분명히 좀 많이 버거울 거라는 생각이 있었다. 저와 같이 생각을 공유하고 나이대가 비슷한 친구들이 함께 몇 명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두 팀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무래도 김도균 감독님 전화가 제 마음을 좀 많이 움직이지 않았나 한다. 이제 와이프도 감독님하고 의리를 지켜야 되지 않겠냐라고 말했고,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 김도균 감독과의 통화

그때 에이전트하고 식사 자리였나 그랬는데 김도균 감독님이 에이전트한테 전화해서 저를 바꿔달라고 해서 전화를 받았다. (감독님이 이적을) 푸시하지는 않으셨다. 저한테 감독님의 속내를 진심으로 전달을 해주셨다. '네가 좋은 판단을 해서 같이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좋은 기대를 하고 있겠다. 기다리고 있겠다'는 말이었다. 제가 자유계약 선수가 아니라 이적료도 발생하는 상황이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김ㄷ균 감독님이 (이적료 문제로) 제주도를 들어가신 걸로 안다. 그렇게까지 감독님이 해주시는 함께 해야겠다는 마음이 많이 생겼다.

# 감독님과의 의리?

사실 김도균 감독님하고 접점은 없다. 같이 해본 적은 없었지만 사실 감독님이 2020년 제주로 이적할 때부터 조금씩 연락을 주셨다. 2020년, 2021년, 2022년 계속 연락을 주셨다. 그때 당시에도 정중하게 거절을 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죄송하기도 했다. 보통 한 두 번 정도 선수가 거절하면 감독님 입장에서도 그만하실 것 같은데 꾸준하게 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했다. 그런 노력에 제 마음이 많이 흔들렸던 것 같아요.

# 이랜드 이적

제가 강원에서 제주로 올 때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또 다시 K리그2로 도전하는 입장이다. 계약이 1년 남은 상황에서 이번 시즌을 하고 나면 내년에 제가 37살이 된다. 제 느낌이 필연적으로 이 계약이 마치고 나면 K리그2를 가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라. 어차피 그렇게 간다면 조금 더 환영받을 수 있을 때 좋은 조건으로 가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었다. 또 제주에서 승격할 때의 그런 느낌을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싶었다. 그때 있었던 (임)동혁이라든가, (김영욱이도 같이 있고, 또 오스마르라는 너무 훌륭한 선수가 같이 오고 하다 보니까. 그 느낌을 한번 믿어보고 싶어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다.

# 베테랑으로서의 김오규

그런 역할을 분명히 저한테 맡기실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팀에 가보니까 확실히 젊은 친구들이라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좋지만 제가 느낀 건 너무 착한 것 같더라고요. 하얀 도화지 같은 친구들 같다. 저희가 어떻게 색을 입혀주냐에 따라서 변할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 팀 스피릿을 더 강조하고, 훈련장에서 말보다는 행동을 보여주는 게 어린 친구들한테 더 좋은 전달이 될 것 같았다. 훈련장에서 그렇게 하고 있다. 이제 훈련장에서 열정이 없으면 오규 형이 그냥 지나가지 않을 것 같다는 이런 인식은 어느 정도 형성된 것 같다(웃음).

# 2020시즌 제주와 2024시즌 이랜드의 차이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이랜드가 K리그2에서도 좋은 구성이라고 말을 많이 해주시는데 제주에 있었을 때 구성원들은 사실 K리그1에 있었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전력이었다. 지금 선수들한테도 얘기하는 점은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을 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우승이나 플레이오프가 아니라 승격으로 잡아야 한다는 거에요. 우리 목표는 이랜드를 K리그1 무대에 올려놓기다.

# 새로운 환경

19일에 이사한다. 남양주로 이사한다. 이랜드 훈련장까지 한 30분 정도 걸린다. 너무 적응이 안 된다. 제주에서는서 한 5분 정도였는데 왔다 갔다 하려니까 힘들다. 제주에선 도로 막히는 것도 없었는데 서울에선 1시간씩은 잡아야 되더라. 그게 좀 걱정이긴 한데 또 전철 타면 한 20분이면 간다.

# 우승 후보 견제받는 이랜드

그렇게 말을 해주셔서 제가 제주에 있을 때 어떻게 했었는지를 한번 이렇게 되짚어봤다. 그때 정말 타 팀이 어떻더라 이런 것보다는 온전히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했던 것 같다. 이 팀은 이런 약점이 있고, 우리가 그 부분을 공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된다는 걸 더 확실하게 가져가려고 했다. 지금 선수들한테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상대보다는 우리 팀이 잘할 수 있는 점, 우리가 해야 하는 플레이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다.

# 프리시즌 느낌

아직 동계 훈련이 남아 있는 상태라 아직 팀이 완성이 다 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1차 훈련을 끝나고 선수들한테 얘기했던 부분 중에 하나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긍정적이었고,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안고 돌아가는 것 같아서 내가 너무 감사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좋은 느낌을 받았다. 당장 좋다, 나쁘다고 판단하기에는 좀 빠른 것 같다. 좋은 기운과 긍정적인 면을 많이 가지고 훈련하고 있다.

# 김도균 감독과 남기일 감독의 차이

이렇게까지 편하게 해주셔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하다. 그만큼 더 제가 잘해야 하고, 조금 더 조심하면서 선수들한테 당부의 말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자유를 준다는 건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 실점에 대한 부담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수비수로서 책임감은 당연히 있다. 제 나이도 그런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이랜드가 작년에 54실점으로 많이 먹혔는데 선수들한테도 얘기했던 건 무조건 실점을 반으로 줄일 거라는 것이다. '너희들도 머릿속으로 분명하게 목표를 인지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그렇게 말한다고 무조건 현실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마음을 다잡고, 그렇게 생각하고, 하면서 목표가 이루어질 수 있게 잘 인지했으면 한다고 많이 이야기한다.

# 기대되는 신인

에이스로서의 가능성이 충분히 보이고, 이 선수들이 살아나면 우리가 많이 좋아지겠다고 느낀 선수 중 한 명은 이동률이다. 저랑 제주에서 같이 했었다. 그때는 열심히 뛰어다니는 22세 친구였였는데 많이 발전된 모습이 보여줘서 기대가 된다. 또 한 명은 박정인이다. 가진 게 많은 친구더라고요. 두 친구가 잘해주면 팀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에이스가 돼줬으면 좋겠다.

#오스마르

주장 영욱이가 1차 동계훈련을 마치고 한마디를 한 후에 제가 외국인 친구들을 따로 불러서 얘기했어요. 그 자리에서 '한국 선수들보다 더 많은 열정을 가지고 훈련에 임해줘서 고맙다. 난 그 열정을 보고 또다시 배웠다. 그래서 감사하고 고맙다'고 얘기했을 때 그 중심에 오스마르가 있었다. 오스마르가 한국에 오래 있다 보니까 어느 정도 한국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외국인 용병들에게 설명도 해주고, 어린 신인들한테도 통역이랑 같이 와서 얘기해 주고 하는 모습이 있다. FC서울이 한국에서 명문 구단 중에 하나이지 않은가. 그런 팀에서 오랫동안 많은 경기를 뛴 게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