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육 현장 동요…"구조 개선 계기로 삼아야"
[EBS 뉴스]
서현아 앵커
항소장 제출 과정을 함께한 특수교사노동조합 정원화 정책실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학교 현장에서 무엇보다 이 몰래한 녹음이 증거로 인정됐다는 사실에 동요하는 분위기입니다.
현장에서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정원화 정책실장 / 특수교사노동조합
통합교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가장 큽니다.
수업 중 녹음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던 지난 1월 대법원 판례에도 불구하고 장애학생만 예외로 인정받은 것은,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장애학생이 예외적이고 초법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뜻이거든요.
지금도 통합교육은 여러 어려움이 커요.
근데 앞으로 30명 중 유일하게 녹음기를 소지해도 그 위법성이 조각되는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인식되어 선생님들의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너무나 마음 아프게도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통합교육이 꺼려지기까지 하는, 그런 아픈 결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건 결국 통합교육이 시스템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죠.
서현아 앵커
통합교육이 오히려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해 주셨습니다.
교사의 발언에 대해서 1심 법원은 일단 학대를 인정했습니다.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은 별개로 치더라도 이 발언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는 동의를 하십니까?
정원화 정책실장 / 특수교사노동조합
검찰이 문제 제기한 5가지 중에서 4가지는 무죄로 인정을 받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의 발언만이 인정이 되었는데요.
그것도 오늘 선생님의 입장문에서는 학생이 아니라 학생의 행동을 가리킨 말이었다고 설명을 하셨어요.
그런데 이건 결국 작년 여름 이후 계속 제기됐던 교권 문제와 연결이 됩니다.
교육활동이, 명시적인 기준 없이 모호한 정서적 아동학대라는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사실 녹음기를 하루종일 틀어놓고 문제가 될 부분을 찾아내는 것은 교사의 교육적 의도나 전체 맥락에 상관 없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모든 선생님들께서 두렵고 안타까워 하시는 거고요.
나도 언제든지 징역 10월을 구형받는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으시는 거죠.
서현아 앵커
무엇보다 이번 사안을 개인 간의 갈등으로 보기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찾아서 보완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원화 정책실장 / 특수교사노동조합
특수교육을 포함해서 지금의 교육 현장은 교육 활동에 대한 결정권이 교사에게 있지 않습니다.
개별화된 특성에 따른 교육적 판단이 아니라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교육방침이 결정되는 경향이 있어요.
어떤 학부모는 특수학급이 차별이고 벌이라고 하는데, 어떤 학부모는 특수학급에서 더 많은 수업을 원해요.
학생이 중심이 되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지금의 특수교육은 특수교사 1명한테 몰리는 부담이 너무 큽니다.
학생도 너무 많고 통합 교육도 하고 특수교육도 하고 행정업무까지 정말 많은데 그걸 다 해내야 돼요.
그래서 교사 확충, 급당 학생 수 축소, 행정업무 재구조화 이런 게 교육이랑 정말 직결되는 거거든요.
이런 부분을 개선하면서 학생의 특수교육뿐만 아니라 통합 교육까지 더 양질의 교육을 받고 교사들은 안전하게 교육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겠습니다.
특수교육이 지금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서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니라 온 학교 그리고 나아가서 국가가 책임질 수 있는 특수교육이 되었으면 합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 사건이 소모적 공방에만 그치지 않고 학교 현장의 개선책을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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