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늬·장나라·박민영, 20대 여배우와 다른 무게감 [Oh!쎈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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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방극장에서는 3040세대 여성들의 주체적인 이야기가 만개하고 있다.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 30대 여성 주인공의 서사가 자주 나오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남성 중심의 액션물과 비교하면 다소 주목을 덜 받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여성 주인공 드라마는 예쁘게만 보이는 필터를 거둔 채, 스스럼 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꿈과 욕망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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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요즘 안방극장에서는 3040세대 여성들의 주체적인 이야기가 만개하고 있다.
기존 드라마나 영화에서 30대 여성 주인공의 서사가 자주 나오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남성 중심의 액션물과 비교하면 다소 주목을 덜 받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가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여성 주인공 드라마는 예쁘게만 보이는 필터를 거둔 채, 스스럼 없는 목소리로 자신의 꿈과 욕망을 이야기한다.
최근 사랑받고 있는 작품을 보면, 각기 다른 스토리와 인물들을 가지고 있지만 3040대 여성 중심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하늬, 장나라, 박민영 등 그들이 가진 외적 아름다움도 분명 존재하지만 나이와 경험으로 쌓인 내공은 20대 여배우의 사랑스러움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이하늬, 조선시대에 주체적 여자라니…
코믹 액션 사극을 표방한 MBC 금토드라마 ‘밤에 피는 꽃’(극본 이샘·정명인, 연출 장태유·최정인·이창우)은 여배우가 나이는 들었어도 극의 여주인공은 나이 들지 않는다는 오랜 불문율을 깨고 전세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과부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이 있었기 때문에 15년 차 수절과부 조여화(이하늬 분)는 하얀 소복을 입고 지내며 시어머니 금옥(김미경 분)과 시누이 석재이(정소리 분)의 눈치를 보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녀는 밤만 되면 먹고 살기 힘겨운 백성들의 집에 몰래 식량을 가져다 준다.
가부장 시대에 자신을 가두는 사회적 한계를 벗어나려고 노력하며, 다가오는 위기에 따른 결과에 맞선다. 그래서 훨씬 더 드라마틱하고 이야기가 화려하다. 액션과 코믹에 능통한 이하늬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장나라, 나를 되찾으려는 강한 여자
장나라 역시 원톱 여주로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TV조선 토일드라마 ‘나의 해피엔드’(극본 백선희, 연출 조수원·김상훈)는 진정한 나의 행복을 되찾기 위해 외면해왔던 나를 마주하는 여자 서재원(장나라 분)의 처절한 분투기를 담고 있다.
장나라는 재원 역을 맡아 자신의 위치를 되돌리는 힘겨운 노력과 함께, 기복이 심한 감정선을 표정과 눈빛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40대 직장인 여성의 일상이 섬세하게 드라마 안에 묘사된 건, 여성을 묘사하는 고루한 공식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현실을 반영하게 된 것이다.
#박민영, 바람 피운 남편 버리고 새 인생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 연출 박원국・한진선)는 위암에 걸린 강지원(박민영 분)이 절친 정수민(송하윤 분)과 남편 박민환(이이경 분)의 불륜을 목격한 뒤 살해되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정석용 분)의 마법 같은 도움으로 인생 2회 차를 살게 된 운명 개척 스토리.
불륜과 배신이라는 소재는 드라마에서 흔하게 쓰여 식상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소구되는 익숙한 화법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남편과 친구에게 철저하게 배신당한 강지원이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는 큰 기회를 얻게 되면서, 자신을 불행으로 이끌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긍정적인 길로 나아가는 풀이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강지원은 가스라이팅 당하며 사귀었던 박민환, 착한 척 하면서 자신을 안 좋은 길로 밀어넣었던 친구 정수민을 엮어 자신에게서 끊어내려는 계획을 착착 수행해 나간다. 불륜을 둘러싼 세 남녀의 언행과 관계를 통해 인간의 위선을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화법은 도발적이고 과감하다. 너무 속살까지 파헤쳐서 불편할 만큼 솔직한데 나름의 재미가 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MBC·TV조선·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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