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소득 높을수록 어린이 미디어 이용시간 줄어든다

윤수현 기자 2024. 2. 6. 19: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 결과…유아 미디어 이용시간 184분, 세계보건기구 권고는 1시간 이내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AI 빙이미지크리에이터로 생성한

한국 어린이들의 미디어 이용시간이 가구소득에 따라 달라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구소득이 높아질수록 어린이 미디어 이용시간이 줄어든 것이다. 만 3~4세 유아 미디어 이용시간은 184분이었는데, 세계보건기구는 유아 미디어 이용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6일 발표한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에 따르면 만 3~9세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은 185.9분으로 나타났다. 기기별로는 TV 1시간 13분, 스마트폰 1시간 3분, 태블릿 PC 38분, 컴퓨터 12분 등이다. 코로나 시기인 2020년 어린이 미디어 이용시간은 4시간 45분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26일부터 12월8일까지 만 3세 이상 9세 이하 어린이 보호자 267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만 3~4세 유아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은 184분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만 2~4세 유아 미디어 이용을 하루 1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주목할 대목은 소득에 따라 미디어 이용 실태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가구소득이 높아질수록 어린이 미디어 이용시간이 줄었다. 가구소득 월 400만 원 이하 가정 어린이의 하루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은 198분이었으나, 가구소득 600만 원 이상 가정 어린이의 미디어 이용시간은 169분이었다. 가구소득 400만~600만 원 미만 가정 어린이의 미디어 이용시간은 191분이다.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만 9세 어린이 보호자 A씨는 심층 면접에서 “소득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호자가 자녀들한테 더 관심을 많이 쏟게 된다”며 “주말만이라도 단말기나 매체를 안 보고 다른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어린이의 미디어 노출 시점은 빠른 편이었다. 어린이 57.7%는 24개월 이전 TV 시청을 시작했고, 29.9%는 스마트폰을 사용했다. 언론재단은 “세계보건기구가 만 2세 미만 아동이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지 않도록 권고한 것에 비하면 국내 만 2세 미만 아동의 전자기기 화면 노출 비율이 매우 높다”고 했다.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기는 스마트폰이었다. 기기별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77.6% △스마트 TV 65.6% △태블릿PC 57.1% △컴퓨터 24.7% △일반TV 17.1% △게임 콘솔 16.6% △인공지능 스피커 12.3% 순이다.

서비스 이용률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77.2%, OTT 31.3%, 포털 24.2%, 메신저 21.9%, 메타버스 플랫폼 18.3%, SNS 6.1% 순이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선 유튜브 이용률이 97.5%로 가장 높았다. 하루 평균 유튜브 이용시간은 1시간 23분에 달했다. 어린이 17.6%는 온라인 동영상 제작 경험이 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만 7~9세의 경우 제작 경험이 23.9%였다.

▲2023 어린이 미디어 이용조사.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만 5세 어린이 보호자 B씨는 심층 면접에서 “유튜브가 중독성이 있다. 유튜브를 보기 시작한 순간부터는'이것까지만 볼게요'라는 말이 늘어났다. '안보여줘야 되는건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만 8세 어린이 보호자 C씨는 “'먹어보겠습니다' 이러면서 혼자 찍고, 편집도 혼자한다. 다 유튜브에서 보고 따라하는 것”이라고 했다.

OTT는 넷플릭스(72.8%), 디즈니플러스(36.8%), 쿠팡플레이(12.6%) 순이다. 포털의 경우 네이버 이용률이 85.7%로 높은 편이었으며 구글은 34.4% 순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로블록스(90.0%)·마인크래프트(40.3%)·제페토(5.6%) 등이다.

어린이 미디어 이용 허락 사유로는 '아이 스트레스 해소·기분전환'(TV 49.8%, 스마트폰 50.8%, 유튜브 58.5%, 게임 60.2%)이 가장 높았으며, '보상'이 뒤를 이었다. 보호자들에게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을 5점 척도(평균 3점, 5점에 가까울수록 부정적)물은 결과 '무분별한 광고 노출'이 3.37점으로 가장 높았다. '부적절한 언어'는 3.36점, '콘텐츠 폭력성'은 3.17점이었다.

미디어 교육 경험률은 2020년 대비 대폭 상승했다. 아동미디어 교육 경험률은 30%에서 51.3%로 늘었으며, 보호자 미디어교육 경험률은 27.8%에서 41.8%로 증가했다.

앞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21년 1월 발표한 어린이·청소년 미디어 이용실태 조사에서도 경제 수준 상위권 가정의 어린이는 하위권 가정보다 스마트폰 보유율이 낮았다. 당시 조사에서 상위권 가정 어린이 중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비율은 15.1%였으나 하위권 가정 어린이의 경우 36%에 달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