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손으로 써드릴게요"…가격표 없는 헬스장 '수두룩'
【 앵커멘트 】 헬스장 등록이나 환불을 놓고 소비자 분쟁이 끊이질 않자 정부가 2년 전 가격표를 투명하게 붙여놓도록 의무화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헬스장 10곳 중 1곳에는 가격표가 보이질 않습니다. 왜 안 붙인걸까 알아봤더니 단속에 걸려도 과태료가 부과된 곳이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유명무실했기 때문입니다.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헬스장입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헬스장에 가격표가 보이질 않습니다.
▶ 인터뷰 : 헬스장 상담직원 - "(가격표는) 제가 써드리는 게 편해서 안 만들고 있긴 한데. 이게 의미가 없는 게 달마다 계속 바뀌어요."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2년 전 가격표시제가 의무화되면서 헬스장에는 이렇게 가격표가 소비자가 보기 쉬운 곳에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전국 헬스장 2천 곳을 조사해보니 가격표가 없는 업체가 2백 곳이 넘었습니다.
최대 1억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지만, 여전히 헬스장 10곳 중 1곳이 배짱영업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공정위가 헬스장 156곳을 적발했지만, 단속 이후 가격표를 붙였다는 이유로 실제 과태료를 낸 헬스장은 단 한 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공정위는 "지난해에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했지만, 올해는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가격표가 제대로 제시가 안 되고 약간 압박성 상담을 토대로 가격표를 보여주면 소비자가 객관적으로 선택하기가 쉽지가 않다."
과태료 부과가 미뤄지는 사이, 소비자원에 접수된 헬스장 관련 민원은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3천 건을 넘었습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root@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 영상편집 : 김미현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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