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왜 여기서 나와?”…도로변 나타난 ‘산양’ 무리
[앵커]
최근 강원도 백두대간 인근 도로에서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연이은 폭설로 먹이가 부족해져 고지대에서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데 자칫 '로드킬'이나 밀렵 가능성까지 우려됩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도로와 인접한 야산을 오가는 동물들.
흑갈색 털에 하얀 목덜미, 머리에는 두 개의 뿔이 선명합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입니다.
어린 새끼로 보이는, 몸집이 작은 개체도 포착됐습니다.
[김선미/충북 충주시 : "산양은 처음 봤는데 쟤네가 어떻게 여기까지 내려왔는지, 산속에 있어야 되는데 그것 참 신기하네요."]
또 다른 도로.
산양이 아예 갓길 주변까지 내려왔습니다.
차들이 계속 지나가도 태연하게 나뭇가지를 뜯습니다.
원래 산양은 깊은 산속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에는 이렇게 도로 주변에서도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도로 다섯 곳에서 확인한 산양만 9마리.
최근 연이은 폭설로 먹이 찾기가 어려워져 도로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산양이 사람과 차량에 너무 익숙해졌다는 점입니다.
'로드킬'은 물론 밀렵 위험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조영석/대구대 생물교육과 교수 : "사람 눈에 띌 때까지 멸종위기종이 내려오는 상황은 이 동물한테 사실 되게 안 좋은 상황이라는 걸 인식하고, 동물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보호 대책들을 만들 필요가 있는…"]
설악산 등 국내에 서식하는 산양은 약 2천 마리로 추정됩니다.
일각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광범위하게 설치한 울타리가, 산양의 서식지를 파괴해 도로 주변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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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구 기자 (nin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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