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공작' 김관진·'블랙리스트' 김기춘, 설 특별사면... 법무부 "약속사면 아냐"

강지수 2024. 2. 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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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공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설을 맞아 사면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사면 혜택을 받았다.

이외에도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은 김대열·지영관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이 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언론인 중에선 노조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장겸·안광한 전 MBC 사장이 사면·복권됐고, 백종문·권재홍 전 부사장은 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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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네 번째 특별사면]
980명 혜택... 7일 0시부터 효력 발생
형 확정 일주일 만... 사전교감 의혹도
최재원·구본상 복권, 경제인 5명 포함
2014년 7월 7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김기춘(왼쪽) 당시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전 국방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댓글 공작'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설을 맞아 사면됐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사면 혜택을 받았다. 두 사람이 형 확정 일주일 만에 사면돼 '약속사면' 의혹이 불거졌지만, 정부는 "사전교감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정부는 6일 전직 주요공직자, 정치인, 경제인, 서민생계형 사범 등 980명의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윤석열 정부 네 번째 특사로, 효력은 7일 0시부터 발생한다.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날 브리핑에서 "튼튼한 민생경제를 토대로 국가경제 전반에 활력을 제고하고 정치·이념 갈등을 일단락해 국민 통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설 특사 대상엔 두 사람을 포함해 고위공직자 8명이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장관은 2012년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이용한, 이른바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돼 정치에 관여한 혐의로 2018년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8월 서울고법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재상고했으나, 이달 1일 대법원에 재상고 취하서를 제출하며 형이 확정됐다. 김 전 실장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기한 내 재상고하지 않았다. 이들은 잔여 형기 집행을 면제받고 복권된다. 복권은 형의 선고로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시켜주는 조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특사 발표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김 전 장관과 김 전 실장이 상고를 취하하거나 포기해 사면을 염두에 두고 정부와의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사면심사위원 다수가 외부위원인 만큼 교감이나 약속사면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김 전 실장과 함께 실형을 선고받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특사에서 빠졌다.

설 특별사면·복권 주요 대상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이외에도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혐의로 실형을 확정받은 김대열·지영관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이 사면 명단에 포함됐다.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은 복권됐다.

재계에서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구본상 LIG그룹 회장 등 경제인 5명이 혜택을 받았다. 최 수석부회장은 최태원 SK 회장과 공모해 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65억 원을 빼돌려 옵션투자금 등으로 유용한 혐의로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됐고, 2016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구 회장은 2,000억 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2012년 구속돼 징역 5년형이 확정된 뒤 만기출소했다. 두 사람은 복권을 통해 경영활동 제약이 사라졌다.

정치권과 언론계에서도 한 자릿수대 특사가 이뤄졌다. 먼저 여야 정치인 7명이 사면·복권됐다. 여권에선 이우현·김승희 전 의원 등이, 야권에선 심기준·박기춘 전 의원 등이 각각 사면 또는 복권됐다. 모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이들이다. 언론인 중에선 노조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장겸·안광한 전 MBC 사장이 사면·복권됐고, 백종문·권재홍 전 부사장은 복권됐다.

정부는 이날 여객·화물 운송업, 식품접객업, 생계형 어업,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 대상자 38만312명도 특별감면 조치하고, 경미한 잘못으로 견책, 불문경고의 징계를 받은 전·현직 공무원 7만5,086명의 징계 역시 사면했다. 소액연체 이력자 약 298만 명도 다음 달 중순 신용을 회복하게 됐다.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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