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 지나 `AI시대`로…`휴먼 인터페이스`로 사람과 기계간 소통 바꾼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이제 UI(사용자 인터페이스) 시대를 지나 휴먼 인터페이스의 세계를 열어야죠. AI(인공지능)와 DX(디지털전환) 시대에 사람과 디지털 기기를 연결하는 전혀 다른 방식을 선보이겠습니다."
최근 서울 마곡 본사에서 만난 어세룡(57) 인스웨이브시스템즈 대표는 "AI는 큰 기회다. 휴대전화가 생기고 나서 정말 많은 기회와 SW(소프트웨어)가 만들어졌듯이, AI로 인해 더 많은 일과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모든 솔루션에 AI를 녹여 넣는 동시에 AI로 인해 가능한 새로운 솔루션들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어 대표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문송'한 SW 기업가다. 31년 전 첫 직장으로 들어간 LG CNS에서 IT를 접한 그는 어느 날 새벽, 회사에서 56kbps 모뎀으로 연결해 처음 본 웹 화면을 보고 그 매력에 푹 빠졌다. 검은 화면에 딱딱한 글자만 있는 도스, 마우스와 아이콘이 등장해 조금 더 친근한 윈도우를 지나 웹은 컴퓨터와 사람과의 소통 방식을 또 한번 바꿔놨다.
◇웹 시대를 지나 AI 시대로
그때 그를 사로잡은 웹과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의 강렬한 인상이 2002년 인스웨이브시스템즈 창업으로 이어졌다. 22년의 역사를 지나며 국내 1위 웹표준 UI·UX 기업으로 성장한 지금, 어 대표는 AI라는 또 다른 세상에 필요한 '인간과 인간, 인간과 기계의 인터페이스'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쉼없이 고민한다. AI는 그동안 사각형의 화면과 키보드, 마우스로 한정됐던 사람과 디지털 기기와의 소통 도구와 작동 방식을 전혀 다른 형태로 바꿔놓을 전망이다. 점점 더 사람 같아지는 디지털 기기는 사각 화면 안에 웹 인터페이스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던 인스웨이브시스템즈에 또 다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어 대표는 국내 다른 어떤 SW 기업 CEO보다 그 변화를 즐기고 앞서가고 있다. SW 코드와 함수 너머의 함의, 기술의 뒤에 따라오는 문화와 사회의 변화를 약간의 거리를 두고 들여다보는 철학자의 시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AI 진화하면서 UI도 멀티모달로 혁신할 것"
"UI가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더 이상 화면으로 제한되지 않고 텍스트, 이미지, 영상, 소리 등을 포괄하는 멀티모달로 갈 겁니다. AI가 멀티모달로 진화하는 덕분이지요. 여기에 애플 비전 프로를 포함한 XR(확장현실) 기기가 또 한번 UI를 변화시킬 겁니다. 이런 다양한 기기와 인터페이스 하고 업무처리를 할 수 있게 모든 형태의 기기를 아우르는 'UAP(유니버설 앱 플랫폼)'를 완성해 가겠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비전 프로용 UI도 내놓을 겁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가 바라보는 디지털 기기는 전통 컴퓨터에서 모바일 기기, 키오스크, 자동차로도 확장된다. SW로 작동하는 모든 기기가 인스웨이브시스템즈의 활동 무대다. 특히 자동차는 대시보드에 대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되고 자율주행으로 두 손이 자유로워지는 등 기술변화가 일어날수록 내부 공간 곳곳이 디지털 공간으로 바뀔 전망이다. 자유로워진 손과 더 넓어진 공간에 SW가 입혀지면서 '탈 것'에서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변화하는 자동차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AI 판 앱 장터에 챗봇 서비스 등록
어 대표는 이런 변화가 모두 '기회'라고 본다. 최근에는 오픈AI가 선보인 AI판 앱 장터인 'GPT스토어'에 'AI스퀘어' 챗봇 서비스를 등록하기도 했다. 회사의 주력 솔루션인 '웹스퀘어5', 'W-매트릭스', 'W-셰어링' 등 제품에 대한 문의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실제 개발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코드 예제뿐 아니라 퍼블리셔를 위한 다양한 가이드를 알려준다.
어 대표는 "AI 영역에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다양한 AI 서비스를 개발해 테스트하고 시제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UI·UX 개발 과정에서 코파일럿이 코딩작업을 줄여주고 스스로 결과물을 제안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대표 솔루션인 '웹스퀘어5' 안에 이를 구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원하는 화면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하면 기존 데이터나 예제 등을 참고해서 LLM(대규모언어모델)을 거쳐 코드를 생성하고, 이를 웹스퀘어5로 전달해 결과물을 내주는 방식이다. 앞으로 다양한 LLM을 지원하고 여러 종류의 전용 에이전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모든 솔루션의 SaaS화
클라우드와 SaaS(서비스형 SW)도 중요한 키워드다. 영업, 상품가입, 의료서비스, 고용계약 등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SaaS 형태로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 금융 디지털창구 솔루션인 'DX스퀘어', 비즈니스 PDF 변환 솔루션인 'PDF스퀘어', 금융 통합단말 솔루션 '웹톱', 웹표준 UI·UX 플랫폼 솔루션인 '웹스퀘어5', 전자계약 서비스인 '사인스퀘어' 등 SaaS 제품군을 늘려간다는 구상이다.
어 대표는 "디지털 전환 솔루션들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전환해 구독 기반 비즈니스모델을 강화하겠다. 고객들은 맞춤형 클라우드 전환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별도의 고도화 비용이 들지 않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2025년에는 솔루션 라이선스 매출의 30%를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얻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TTA(정보통신기술협회) 클라우드 서비스 적격평가를 통과하고,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파스-타) 호환성 레벨1도 획득했다. 공공부문 SaaS 이용·지원 개발 검증사업에 참여해 경험도 쌓았다.
이런 모든 솔루션을 AI와 연결하는 작업도 한다. AI용 앱스토어인 GPT스토어에 AI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회사의 솔루션을 엮어내겠다는 것. 어 대표는 "DX를 더 잘 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도 AI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AI한테 '내가 본 페이지를 PDF 파일로 변환해줘'라고 요구하면 GPT와 연결되는 식"이라고 밝혔다.
◇"SW 투자생태계에도 기여할 것"
자체적인 혁신뿐 아니라 국내 SW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벤처투자 온기가 식고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은 가운데, 경쟁력 있는 기업들에 투자 마중물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어 대표는 "국내 SW 기업들은 자본력이 취약하다. 가능성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받아 공격적으로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근근히 하다 보니 사업규모가 작고 기술 개발에도 한계가 있다. 자본시장이 이런 기업들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자는 생각으로 현재 방향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쟁력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에도 열려 있다. SW업을 하면서 인스웨이브시스템즈의 일과 시너지가 날 만한 곳들을 보고 있다. 작년 9월말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200억원가량 확보한 투자금을 미래를 위한 성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더 경쟁력이 우수한 SW를 만들고, 필요하면 유망하고 시너지가 날 만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게 투자자들의 뜻인 만큼 몸사리지 않고 미래를 위해 확장적 경영을 펼쳐 가겠다는 생각이다.
어 대표는 "UI를 포함한 DX와 AI 분야에서 시너지가 날 만한 기업에 대해 인수합병과 투자, 두 축으로 보고 있다"면서 "경기가 안 좋다 보니 투자를 원하는 기업들이 많다. 한달에 2~3개 기업은 만나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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