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LIVE] 잘되는 팀은 이유가 있다...디테일한 훈련과 체계적인 분업, 광주는 강팀이다
[인터풋볼=김대식 기자(서귀포)] 이정효 감독의 말대로 광주FC는 강팀이었다.
광주는 지난 4일부터 제주 서귀포에 위치한 중문단지 축구장에서 2차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중이다. 2023시즌 K리그1에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면서 창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진출권을 가져온 광주는 2024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이정효 감독의 지휘 아래 광주가 지난 시즌 보여줬던 경기력이 워낙 큰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번 시즌 광주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빛은 확연히 달라졌다. 광주가 더 높은 곳으로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팬들의 높아진 기대치는 때로는 부담감처럼 다가올 수도 있기 마련이다.
역시 이정효 감독은 예상을 빗나가는 인물이었다. 그는 5일 2024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2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서 "제가 바라는 기대와 선수들에게 바라는 기대가 더 크다. 광주와 광주시를 알리는데 힘을 다하고 있다. 부담감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미디어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동시에 그는 "광주는 강팀이다. 상대가 더 내려설 수도 있고, 우리와 더 부딪힐 수도 있다. 우리를 꺾기 위해서 많이 노력할 것이다. 다른 팀들이 어떻게 광주를 상대할지 그리고 우리의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서 제가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지가 기대된다. 선수들이 얼마만큼 성장할지도 그렇다. 저와 선수들이 더 많은 경험을 해서 얼마나 올라갈지 모르겠다. 그래서 기대가 된다"면서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가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정효 감독이 스스로 정한 기대치는 우승이었다. 당장 광주가 우승에 도전할 만한 전력이라고 평가받지는 않지만 선수들과 함께 성장해 광주를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는 열망이 담겨있었다.
이정효 감독이 이럴만한 목표를 제시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6일 중문단지 축구장에서 진행된 광주의 훈련 과정을 보니 광주는 역시 잘하는 팀이었고, 더 잘할 수 있는 팀이었다. 전술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광주가 새로운 시즌에는 어떤 선수들을 가지고, 어떠한 전략을 구상 중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전술 훈련을 실시하기 전 워밍업부터 광주는 남달랐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장에서는 화를 내며 소리치는 호랑이 이미지지만 훈련 과정에서는 섬세하고 세심한 감독이었다. 선수들이 몸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실시하는 워밍업 훈련조차도 이정효의 디테일은 남달랐다.
훈련부터가 독특했다. 워밍업 훈련이었는데 복잡한 3자 패스 훈련을 통해서 실시했다. 선수끼리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중요한 광주의 전술을 위해서 워밍업부터 신경을 쓴 것이다. 광주의 훈련은 매번 다른 훈련 세션이 제시되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따르는 선수들도 훈련의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집중력을 잃어선 안됐다.
훈련을 진행하던 도중 이정효 감독은 선수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훈련을 진행하자 곧바로 훈련을 멈췄다. 이정효 감독은 그 훈련에서 무엇을 선수들이 이해해야 하는지, 왜 이러한 훈련을 실시하는지를 세세하게 알려줬다. 중계 카메라를 통해서 드러나는 이정효 감독의 모습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광주는 분업화된 훈련 체계를 진행했다. 광주 관계자는 이정효 감독이 직접 훈련에 대해서 설명하는 건 전술훈련 정도라고 귀뜸해줬다. 이정효 감독이 훈련에 대해서 개입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이정효 감독은 각 훈련 파트마다 담당 코치가 있기에 코치들을 믿고 한발 물러서서 지켜보는 입장인 것이다. 광주는 이번 시즌 전술분석관 같은 코칭스태프도 충원하면서 더욱 정교한 훈련과 전술을 준비 중이다. 팀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전술훈련을 실시할 때는 이정효 감독이 직접 나서는 것이다.
팀 분위기 역시 환상적이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하나된 팀처럼 느껴졌다. 광주가 지난 시즌 왜 리그 3위에 올랐는지 그리고 다가오는 시즌에도 왜 기대가 되는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