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 영상 많이 보는 안세영, “분에 넘치게 기회 받는다”
안세영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에는 단 한 번 코트를 밟을 수 있을지 모르는 선수였다. 5라운드로 접어든 현재 12경기 평균 10분 45초 출전했다. 기대 이상의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
6일 오전 대구체육관에서 코트 훈련을 마친 뒤 만난 안세영은 “분에 넘치게 기회를 받고 있다. 예전 인터뷰를 할 때 저는 큰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전날보다 나아지도록 열심히 한다고 했다”며 “그것에 맞춰서 하니까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많은 기회를 받고 있어서 감사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한다”고 했다.
12번의 출전 중 3번은 선발로 코트를 밟았다.
안세영은 “그건 진짜 생각을 못했다. 거짓말이 아니라 엔트리에 들어가서 가비지라도 들어가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비지에서 조금씩 기회를 줬을 때 그 선수를 막으라고 하면 그 선수는 진짜 열심히 틀어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형들이 예상치 못하게 몇 명이 (부상으로) 빠져서 주전(선발)의 기회가 주어졌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막판 인터뷰를 할 때 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이야기를 했었다. 그걸 지키고 열심히 했는 게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그래서 더 나태해지지 않고 최선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안세영은 “처음 시작할 때는 일본 (전지훈련에서) 연습경기를 할 때도 그렇고, 컵 대회에 나갔을 때도 그렇고 진짜 멍한 상태로 ‘들어가서 뛰어’ 해서 뛰는,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했다”며 “지금은 빈 곳도 보면서 들어가는 게 보인다. 이 표현이 맞나 모르겠는데 코트에서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냥 아무 것도 모르고 눈앞의 하나를 하는 게 급급했다. 빈 공간이 조금씩 보이고, 언제 슛 기회가 나는지 보이고, 어떤 농구를 해야 하는지 하나씩 알아간다”고 했다.
안세영의 이번 시즌 3점슛 성공률은 50.0%(6/12)다. 다만, 체감상 최근 3점슛 정확도가 떨어진 걸로 느껴졌다. 실제로 창원 LG와 데뷔 경기에서 한 방, 수원 KT와 3개의 3점슛을 모두 성공한 이후 3점슛 성공률은 25.0%(2/8)다.
안세영은 “LG와 경기에서 어떻게 보면 가비지 타임에 데뷔 못한 선수 데뷔시켜 준다는 느낌으로 들어간 거다. 출전시간을 받아서 뛴 게 처음이다. KT와 경기에서 3점슛 3개를 던져서 3개가 들어간 건 제가 생각해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며 “그게 매경기 이어질 수 없다. 저뿐 아니라 A급, S급 선수들도 던지면 다 들어가는 건 아니다. 첫 경기에서 잘 했는데 그 이후에 들어갈 때도, 안 들어갈 때도 있다. 초반에 100%가 들어가서 지금은 안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안세영은 최근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되어 꾸준하게 10분 이상 출전 중이다.
안세영은 “제 역할이 앞선 에이스를 수비하면서 궂은일을 하는 거다. 제가 스피드도 빠르고, 신체 능력도 좋은 편이라서 그걸 이용하면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다. 코트에 들어가면 제 성격도 에너지가 있는 편이라서 에너지를 발산해서 에너지를 불어넣는 거다”며 “제일 첫 번째는 수비, 그 다음에는 팀 분위기를 올리는 역할을 중점적으로 생각한다”고 코트에서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팀 막내급에서 느끼는 팀 분위기는 어떨까?
안세영은 “너무 좋다. 제가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농구를 하며 팀 분위기가 좋았던 적이 몇 번 있다. 같은 학교에 있을 때도 어느 해는 분위기가 좋고, 어느 해는 분위기가 안 좋다. 제가 생각할 때 성균관대 1학년 때 팀 분위기가 제일 좋았는데 그 때보다 지금 팀 분위기가 좋다”며 “누구 하나 이기적인 생각을 하는 선수가 없고, 감독님, 차바위 형, 김동량 형, 박지훈 형, 조상열 형 등 고참 형들을 필두로 팀이 하나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벤치를 보시면 아시듯이 난리가 난다. 그런 분위기가 잡혀 있다”고 했다.
안세영은 “당연히 선수라면 출전시간도, 공격도 욕심이 있다. 그건 팀이 승리하는데 제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아니다. 어릴 때는 몰랐는데 대학 때 주장을 맡고 하면서 팀을 위한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걸 정말 많이 느꼈다”며 “지금 팀이 이기는데 제가 가져야 하는 건 상대 선수를 막아주고, 연결고리 역할을 해주고, 완벽한 기회에서는 슛을 하나씩 넣어주는 거다. 저는 팀이 이기는데 필요한 것만 하려는 마음을 계속 유지해서 끝날 때까지 팀 승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슛 기복을 없애고 싶다. 경기 끝나고 영상을 보는데 들어갈 때와 안 들어갈 때 슛폼이 무너지고 안 무너지고 차이가 컸다. 폼이 무너지는 빈도를 줄이면 슛이 들어가는 빈도도 올라갈 거다. 제 폼을 유지하면서 슛을 쏘는 걸 지금 제일 많이 생각한다. 수비를 해야 하니까 스피드와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 그건 당연히 하는 운동이다. 안 빼먹고 계속 하는 거다”며 “저를 버리고 수비가 많이 다른 쪽으로 몰린다. 그럴 때 1~2번씩 넣어주면 팀에 충분히 공격에서 보탬이 될 수 있다. 제가 롤 모델로 삼고 있는 최성원 형도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해서 하나하나 늘려갔다. 저도 최성원 형 같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제 영상 말고 많이 보는 게 최성원 형 영상이다. 감독님도 그렇게 말씀해주셨다”고 자신의 바람까지 전했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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