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PBR 묻지마 투자 주의보 … 10곳중 6곳 코스피 수익률 밑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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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시가총액이 순자산보다 적은 저PBR 기업에 관심이 쏠리며 주가도 반응했다.
밸류트랩 기업 가운데서도 올 들어 저PBR 종목 찾기에 집중한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려 주가가 크게 반등한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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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시가총액이 순자산보다 적은 저PBR 기업에 관심이 쏠리며 주가도 반응했다. 그러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시기가 다가올수록 오히려 현금 창출력이나 주주환원 의지가 중요하지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이유로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저PBR 종목 중에서는 10년 이상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도 많아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DB금융투자가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연초에 PBR가 1배 미만인 기업 가운데 그해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낮은 기업을 분석한 결과 60%에 달하는 저PBR 종목이 코스피보다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기업 비율도 54%나 됐다.
흔히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주가가 오랫동안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현상을 '밸류트랩(value trap)'에 빠졌다고 한다. 최근 들어 이러한 밸류트랩 주식도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단순히 PBR이 낮다는 이유로 매수하는 수요가 많은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이후 가치주 장세가 펼쳐진 시기도 있었는데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기간이 많았다는 것은 단순히 가치주·자산주가 아니라 거버넌스 문제나 업황 부진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작년까지 24년 중 18년을 시장보다 저조한 성과를 거둔 한진 같은 기업이 밸류트랩에 빠진 대표적인 종목이다. 최근 은행주가 주목을 끌며 시총이 상대적으로 적은 제주은행은 테마주가 돼 주가가 급등했지만 이 역시 13년간 시장을 못 쫓아가는 수익률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대부분 은행·증권·유틸리티 같은 저PBR 업종 중에서 밸류트랩에 빠진 종목이 많았는데, 반도체나 제약·바이오에서도 밸류트랩 기업이 나왔다. 예를 들어 PBR이 0.56배인 종근당홀딩스는 2000년부터 코스피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둔 기간이 절반밖에 안 된다.
밸류트랩 기업 가운데서도 올 들어 저PBR 종목 찾기에 집중한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려 주가가 크게 반등한 곳이 많다. 태광산업은 2000년 이후 14년 동안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뒀지만 올해 들어 30.3%나 상승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밸류트랩 종목 중에서도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집단지성이 작용하는 시장에서 싼 것을 찾아보면 다 이유가 있다"면서 "결국 시장은 실적과 실제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하게 되니 밸류트랩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로 주가가 올랐던 기업 중 주주환원 정책이 실망스럽거나 실적이 기대 이하여서 주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사례도 나온다. 롯데칠성은 서초동 용지가 이목을 끌며 올 들어 저PBR 장세에서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6일 장 마감 후 시장 컨센서스보다 70%나 낮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80억원)을 발표하면서 '어닝쇼크'를 내며 주가는 8.86% 하락했다. 반면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정책을 공시한 하나금융지주나 대주주가 교체된 남양유업은 밸류트랩 원인을 해소하면서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기업으로 꼽힌다.
밸류트랩(value trap)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봤을 때 장기간 낮은 수준에서 거래돼 주가가 싼 것으로 보고 투자했는데 실제 성과가 저조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을 말한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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