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서 '인연' 세계무대서 통했죠"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2. 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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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이 6일 한국 언론과 영상으로 처음 만났다.

셀린 송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제2의 기생충' '제2의 미나리'로 불리는 소감에 대해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과 같은 한국 영화는 미국 극장 상영 시 자막이 뜨는데, 이런 영화가 사랑받게 된 건 '기생충'과 같은 한국 영화가 대중적으로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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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오스카 후보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첫 작품으로 세계 영화팬 주목
"기생충이 길 열어준 덕분"
시간과 공간 넘는 '인연' 다뤄
어린 시절과 한국적 요소담겨
영화 '넘버3' 송능한 감독 딸
"오스카 후보에 온 가족 신나"

데뷔작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최고상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셀린 송 감독이 6일 한국 언론과 영상으로 처음 만났다.

셀린 송 감독은 자신의 영화가 '제2의 기생충' '제2의 미나리'로 불리는 소감에 대해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과 같은 한국 영화는 미국 극장 상영 시 자막이 뜨는데, 이런 영화가 사랑받게 된 건 '기생충'과 같은 한국 영화가 대중적으로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라며 활짝 웃었다.

현재 셀린 송 감독은 전 세계 영화팬들의 찬사를 한 몸에 받는 가장 뜨거운 영화인이다. 1988년생으로 올해 나이 서른여섯. 그러나 그의 첫 작품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세계 최고 영화상인 오스카에서 작품상·각본상 2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적을 일으켰고, 3월 10일(현지시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경쟁작이 크리스토퍼 놀런의 '오펜하이머', 마틴 스코세이지의 '플라워 킬링 문' 등이다.

뉴욕비평가협회는 이미 그에게 신인감독 작품상 트로피를 안겼다. 전 세계 영화상에서 185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64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상태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유년 시절 한국에서 알게 된 노라(나영)와 해성의 이야기다. 노라가 캐나다로 이민을 가며 해성과 헤어지게 되는데, 두 사람은 20여 년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회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연'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셀린 송 감독은 "제 어린 시절 그리고 자전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국적 요소가 많은 영화를 만들게 됐다"면서 "뉴욕 세트장에서 영화를 만들며 현장 스태프가 모두 '인연'이란 단어를 알게 됐다. 겉으로만 한국적인 영화가 아니라 철학이나 이데올로기 측면에서도 한국적 요소가 깊게 투영된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셀린 송 감독은 '인연'에 대해 "누구에게나 '두고 온 삶'이 있다. 다중우주(멀티유니버스)를 넘나드는 판타지 영웅담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인생도 여러 시공간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신기한 순간, 특별한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디든지 인연은 있지만 특별한 인연, 지나친 인연, 특별하지만 지나쳐버린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생충' '미나리'를 잇는 영화라는 평에 대해 셀린 송 감독은 "사실 너무 다른 영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한국적 요소가 담긴 영화들이 세계에서 사랑받는 게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셀린 송 감독의 아버지는 송능한 감독이다. 송능한 감독은 한석규, 최민식, 송강호가 출연한 전설의 조폭 영화 '넘버3'를 연출한 바 있다. 아버지 송능한은 '넘버3'로 한국에서 '넘버1'이 됐지만, 딸 셀린 송은 한국적 요소로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넘버1'이 되려고 한다.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된 후 가족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셀린 송 감독은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아주 특별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 사실 굉장히 심플하다. 아버지께서 매우 자랑스러워하시고 너무 좋아하시고 온 가족이 신이 났다. 행복하고 감사한 순간"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3월 6일 한국 극장 개봉을 앞둔 상태다. 셀린 송 감독은 "한국 관객과 만날 생각을 하니 너무 긴장된다. 첫 번째로 연출한 영화인데 정말 영광이라고밖에 할 말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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