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고 포수, 국대 3루수, MVP도 있는데 왜 안 뺏어?"…'78억 대박' 캡틴의 이유 있는 쓴소리

김민경 기자 2024. 2. 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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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양석환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양석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우리 베테랑들 보면 한국 최고 포수(양의지)도 있고, 국가대표 3루수(허경민)도 있고, (김)재환이 형도 MVP 출신이고 배울 사람들 정말 많잖아요."

두산 베어스 주장 양석환(33)은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단을 이끌다 느낀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양석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두산과 4+2년 총액 78억원에 사인하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올겨울 FA 최고액이었다. 양석환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4년 뒤 선수와 구단의 상호 옵션 2년이 있는데, 양석환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서 4년 뒤 다시 한번 시장의 평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선수에게 FA만큼 확실한 동기부여는 없기 때문. 주축 선수로 발돋움한 양석환은 올해 주장 완장까지 차면서 자신은 물론, 두산까지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스프링캠프 훈련을 시작한 지도 1주일 정도 흘렀다. 두산 관계자들은 "올해 투수도 야수도 젊은 선수들이 많이 기회를 얻어서 훨씬 분위기가 활기찬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야수 가운데 신인은 외야수 전다민이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얻었고, 박준영 박지훈 오명진 이유찬 등이 내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두산은 최근 2~3년 동안 야수 세대교체를 강조해 왔고, 특히 유격수는 확실한 존재감만 보여준다면 당장 자리를 꿰찰 수 있을 정도로 틈이 크게 보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양석환은 '활기차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았다. 젊은 야수들이 조금 더 밝게, 또 훨씬 적극적으로 훈련에 나서길 바라는데 양석환의 마음에는 차지 않는 눈치였다. 두산 베테랑 야수들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KBO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역사를 쓴 주역들이고, 국가대표 경험도 풍부하다. 포수 양의지, 3루수 허경민, 좌익수 김재환, 중견수 정수빈 등은 30대 중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런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기회를 영광으로 알고 하나라도 더 얻어가려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면 하는데, 양석환의 눈에는 그런 후배가 부족했던 듯하다.

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만난 양석환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많이 어려졌다. 캠프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이야기하자면 연령대가 있는 캠프보다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진 만큼 조금 더 진짜 밝게, 재미있게, 활기차게 이렇게 해야 하는데 작년보다는 더 밝아졌다고 해도 지금보다 더 밝은 분위기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시작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진짜 좋은 기회이지 않나. 우리 베테랑들 보면 한국 최고 포수(양의지)도 있고, 국가대표 3루수(허경민)도 있고, (김)재환이 형도 MVP 출신이고 배울 사람들 정말 많다. 조금 더 다가와서 선배들 것을 빼앗으려 하고 선배들의 경험을 배우려 하고 그래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아쉽다고 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 우익수도 유격수도 굉장히 좋은 기회이지 않나. 한 선수라도 그 자리를 잡으려고 진짜 조금 더 독하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석환이 '밝게 자신있게'를 강조하는 건 후배들이 잘되고, 나아가 팀이 잘되길 바라서다. 양석환은 "활기차게 하라고 해도 아직은 어린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표출하는 걸 쑥스러워한다. 캠프라는 게 그렇지 않나. 진짜 어린 선수들이 자신을 조금 더 표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회를 너무 안일하게 대하는 것 같다. 자신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기회가 캠프라고 생각하는데, 어린 친구들이 그런 점에서는 아직 아쉬운 것 같다"며 조금 더 스스로 어필하는 선수들이 많아지길 기대했다.

▲ 두산 베어스 젊은 야수들. 왼쪽부터 박준영, 전다민, 홍성호, 이유찬, 오명진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젊은 야수들. 왼쪽부터 김인태, 김민혁, 박계범, 강승호, 조수행 ⓒ 두산 베어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양석환이 지켜보는 팀 분위기가 팩트(사실)다. 양석환이 더 밝아져야 한다고 말했다면 아직 부족한 것"이라며 선수들이 주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고단한 캠프 훈련을 이겨내길 바랐다.

투수조 분위기 단속은 신일중-신일고-동국대 후배인 최원준(30)에게 맡겼다. 양석환은 "(최)원준이가 투수조에서 내 성향을 가장 잘 아는 친구였다. 투수 조장은 그래도 중고참 이상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홍)건희는 지금 투수조에서 최고참이다. 최고참보다는 어린 선수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원준이에게 부탁을 했다. 투수들이 많이 어려졌기 때문에 원준이가 잘해 줄 것 같았다. 또 원준이가 FA까지 2년이 남았더라. 더 책임감을 갖고 솔선수범해서 보여달라는 의미로 원준이에게 맡겼다"고 밝혔다.

양석환은 올해 선수단을 이끄는 동시에 중심타선의 주축으로서 큰 힘을 실어줘야 한다. 양석환은 지난해 140경기, 타율 0.281(524타수 147안타), 21홈런, 89타점, OPS 0.787을 기록했다. 양석환은 FA 계약 보장 기간 4년 안에 시즌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양석환이 이 목표에 일찍, 자주 도달할수록 두산은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다.

김한수 두산 타격코치는 "주장 양석환이 선수단을 정말 잘 리드하고 있다. 양석환이 올해 지난해보다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지금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이 분위기를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까지 이어 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양석환은 "지난해 그렇게 못한 시즌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면 팀도 나도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그래서 더 준비를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개인과 팀 모두 올해 성공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두산 베어스 양석환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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