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배급 '경험 없음' 72.2%···단속에도 '한국 드라마' 시청
임보라 앵커>
통일부가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를 내놨습니다.
탈북민 중 식량 배급 경험이 없다는 사람이 10명 중 7명꼴이었고, 당국의 단속에도 한국 드라마 등 외부 영상물 시청은 늘어나는 추세로 나타났습니다.
보도에 김민아 기자입니다.
김민아 기자>
지난 10년간 북한이탈주민 6천여 명을 대상으로 1천100여 개의 문항을 누적 조사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
통일부는 탈북민 면접조사 결과를 개인 정보 노출을 우려해 3급 비밀로 지정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 공개한 겁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유명무실해진 배급제입니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입국한 탈북민 중 72.2%가 식량을 배급받은 경험이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식량난이 발생하면서 배급제가 원활히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의사담당 구역제' 등 북한 정권이 자랑하는 무상치료도 기능이 상실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홍순경 / 2000년 탈북
"이름만 무상치료제인데 병원에 가면 무슨 약을 먹어야 하는데 그걸 사다가 먹어라 이런 것만 하지..."
생계를 시장에 의존하는 비율도 늘었습니다.
화폐 개혁 실패로 북한 원화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위안화나 달러 유통이 늘었고, 개인이 차량을 기관 명의로 불법 운용하는 '써비차' 사용도 늘고 있습니다.
녹취> 이항복(가명) / 2017년 탈북
"검진받으러 갈 때도 혜산에서 평양까지 써비차 타고 가요. 농구방(승합차)이라고 해요, 북한에서. 그거 타고 평양까지 하루 만이면 가요. 철도로는 한 달 가야 해요. 평양까지 가려면"
'반동사상 문화배격법' 제정 등 북한 당국의 탄압에도 외부 영상물 시청은 꾸준히 느는 추세입니다.
녹취> 이항복(가명) / 2017년 탈북
"잡아서 3박 4일 가둬 놓고 때리는데 애들이 밥을 가져와도 무서워서 못 먹을 정도로. 우리 뒷집 애는 10살인데 아예 귀가 먹어서 나왔더라고요. 하도 맞아서요? 그렇죠."
지난 5년간 탈북한 탈북민 중 83.3%가 외부 영상물을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주 시청 영상물로는 중국 영상물이 71.8%, 한국 드라마가 23.1%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녹취> 구병삼 / 통일부 대변인
"'3대 세습','백두혈통 세습'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점차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58.9%를 기록했고, 외부에 대한 관심도 67%로 나타났습니다.
(영상취재: 민경철 임주완 / 영상편집: 신민정 / 영상그래픽: 김지영)
김민아 기자 minachu@korea.kr
통일부는 이번 보고서 발간을 통해 북한 내부 실상을 국내외에 정확하게 알리려는 노력을 견인해 나갈 방침입니다.
KTV 김민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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