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천300억원 배상금 폭탄 맞을수도…재정적 위기 직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산 부풀리기 관련 소송으로 약 5천300억원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수 있다고 미국 NBC뉴스가 보도했습니다.
NBC는 앞선 성추행 피해자 명예훼손과 관련한 1천억원대 배상금 지급 판결까지 합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뉴욕주 검찰은 2022년 9월 트럼프 일가가 은행 대출과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해 자산가치를 부풀렸다며 3억7천만달러(약 4천914억원)의 민사 사기 재판을 제기했습니다.
재판장인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이미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보유자산 가치를 부풀리는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검찰 측의 주장을 인정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엔고론 판사가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을 하면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피고 측은 항소할 경우 손해배상액에 일정 비율을 더한 금액을 법원에 예치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 액수를 모두 예치하는 대신 보증회사에 기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보증회사에 손해배상 판결액의 최대 5%를 수수료로 줘야 하며, 이 수수료는 환불되지 않습니다.
엔고론 판사가 검찰 측 주장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억7천만달러를 모두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증회사 수수료로만 1천800만달러(239억원)를 지출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유지되면 손해배상금 원금에 연 9%의 지연이자를 붙여서 지급해야 하는데 이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소송으로만 4억달러 이상을 내야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배상금 폭탄’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달 26일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8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저지른 성추행 피해자 E. 진 캐럴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를 인정해 8천330만 달러(1천106억원)의 배상금을 내라고 평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판결에도 불복해 항소할 방침이지만 역시 8천330만달러 이상을 예치하거나 보증회사에 약 400만달러의 수수료를 내고 이를 대납해 달라고 해야 합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에는 성추행 혐의 민사소송에서 패소해 캐롤에게 500만달러(66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는 항소를 진행하기 위해 평결 금액의 111%에 해당하는 550만달러를 법원에 예치했습니다.
NBC는 일련의 민사소송 판결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정적으로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장 최근 연간 재무제표에서 2021년 6월 말 기준 2억9천400만달러(3천904억원)의 현금 또는 현금 등가물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수십억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부동산 자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소를 위해 막대한 예치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증회사에 다량의 현금과 담보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습니다.
뉴욕주 변호사 론 쿠비는 보증회사들이 완전한 수준의 담보 없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급보증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과거 비슷한 거액의 명예훼손 소송을 담당했던 크리스 마테이 변호사는 잇따른 배상금 판결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엄청난 재정적 타격이 될 것이다. 그의 자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샌디훅 총기참사 관련 음모론자 상대 명예훼손 소송에서 피해자 가족들을 대표해 1조원대 배상명령을 받아낸 마테이 변호사는 검찰이 개인용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산을 빼돌리는 것을 감시할 것이기 때문에 그가 현금 마련을 위해 자산을 처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불능력 이상의 배상금 지급 판결을 받을 경우 그의 회사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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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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