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칭찬, 축하, 감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있는 힘껏 고개를 젖혀든 엄마가 말했다.
친구는 기본 단어 수업 때 '칭찬(praise)'과 '축하(congratulation)' '감탄(exclamation)'을 묶어서 설명한다고 했다.
칭찬과 축하와 감탄, 이 단어들을 소리 내 말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공기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과학적 근거가 있건 없건 이왕이면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좋은 일에 기꺼이 축하를 전하며,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자는 말이겠거니 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참 대단한 것 같아, 그렇지?"
있는 힘껏 고개를 젖혀든 엄마가 말했다. "서울역 맨날 오면서, 새삼스럽게." 말은 그렇게 하면서 나도 따라 천장을 한참 올려다봤다. 인천공항에서도, 잠실 롯데타워 앞에서도, 정동진 바다부채길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났다. 허구한 날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만 보느라 네안데르탈인처럼 굽어 있던 목 근육들이 시원하다고 소리를 질러댔다.
몇 달 만에 만난 친구와 3시간이나 수다를 떨고 헤어졌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이상하게 가벼웠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계속 누군가를 칭찬하고, 감탄하는 이야기만 해서 그런 것 같았다.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라 그런지 "세상에, 어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니!" "어머, 어떻게 그런 배려를 할 수가 있니!" 이런 감탄사 같은 말이 입에 배어 있었다.
친구는 기본 단어 수업 때 '칭찬(praise)'과 '축하(congratulation)' '감탄(exclamation)'을 묶어서 설명한다고 했다. 칭찬과 축하와 감탄, 이 단어들을 소리 내 말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공기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말하는 대로 된다'는데, 매일 비판과 저주와 개탄 속에 산다. 하기야 요즘 뉴스들을 보고 있으면 뇌가 분노에 절여지는 느낌이다. 그나마도 금세 휘발되는 감정들이라 더 자극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우르르 몰려가 다투기 바쁘다.
자기계발서에 주야장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뇌는 부정문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문장이 있다. '나는 잘될 것'이라는 긍정의 확언을 강조하는 단골멘트다. 과학적 근거가 있건 없건 이왕이면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좋은 일에 기꺼이 축하를 전하며,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자는 말이겠거니 한다.
올해는 칭찬과 축하와 감탄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보자고 마음먹었다. 쉽진 않겠지만 하루 한 번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침 음력설이 코앞이니 새해 목표를 다시 세워볼 때도 됐다.
[신찬옥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6만6천원이던 주가 117원…1조5천억 투자한 손정의 회장, 어쩌나 - 매일경제
- 강남 부자 몰려가는 구내식당?…맛있어서 매일 품절이라는데 ‘어디’ - 매일경제
- 신형 벤츠 E클래스 타보니 “아, 정말 짜증나네”…지겹지만 ‘이만한 車’ 없다 [카슐랭] - 매일
- “이 돈이면 경기도에 더 큰 집”…서울에서 86만명 빠져나간 이유있네 - 매일경제
- 아이유, ♥이종석도 놀랄 ‘파격 핑크머리’ 변신 [별별 사진집] - 매일경제
- 200만원 넘보던 황제주 어쩌다가…CEO 결단, 주가 끌어올리나 - 매일경제
- '천궁-Ⅱ' 사우디도 뚫었다 LIG넥스원 4.2조 수출계약 - 매일경제
- [단독] 옆집보다 1억 싸도 통째 미분양…서울 역세권 ‘이 동네’ 무슨 일 - 매일경제
- [단독] 롯데, 사업 구조조정한다…KKR 손잡고 세븐일레븐 경영개선 추진 - 매일경제
- 오타니가 한국 방송 출연? 실현 가능성 있나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