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칭찬, 축하, 감탄

신찬옥 기자(okchan@mk.co.kr) 2024. 2. 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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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껏 고개를 젖혀든 엄마가 말했다.

친구는 기본 단어 수업 때 '칭찬(praise)'과 '축하(congratulation)' '감탄(exclamation)'을 묶어서 설명한다고 했다.

칭찬과 축하와 감탄, 이 단어들을 소리 내 말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공기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과학적 근거가 있건 없건 이왕이면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좋은 일에 기꺼이 축하를 전하며,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자는 말이겠거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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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참 대단한 것 같아, 그렇지?"

있는 힘껏 고개를 젖혀든 엄마가 말했다. "서울역 맨날 오면서, 새삼스럽게." 말은 그렇게 하면서 나도 따라 천장을 한참 올려다봤다. 인천공항에서도, 잠실 롯데타워 앞에서도, 정동진 바다부채길에서도 똑같은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났다. 허구한 날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만 보느라 네안데르탈인처럼 굽어 있던 목 근육들이 시원하다고 소리를 질러댔다.

몇 달 만에 만난 친구와 3시간이나 수다를 떨고 헤어졌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이상하게 가벼웠다.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계속 누군가를 칭찬하고, 감탄하는 이야기만 해서 그런 것 같았다. 초등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라 그런지 "세상에, 어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니!" "어머, 어떻게 그런 배려를 할 수가 있니!" 이런 감탄사 같은 말이 입에 배어 있었다.

친구는 기본 단어 수업 때 '칭찬(praise)'과 '축하(congratulation)' '감탄(exclamation)'을 묶어서 설명한다고 했다. 칭찬과 축하와 감탄, 이 단어들을 소리 내 말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공기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말하는 대로 된다'는데, 매일 비판과 저주와 개탄 속에 산다. 하기야 요즘 뉴스들을 보고 있으면 뇌가 분노에 절여지는 느낌이다. 그나마도 금세 휘발되는 감정들이라 더 자극적인 기사들이 나오면 우르르 몰려가 다투기 바쁘다.

자기계발서에 주야장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뇌는 부정문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문장이 있다. '나는 잘될 것'이라는 긍정의 확언을 강조하는 단골멘트다. 과학적 근거가 있건 없건 이왕이면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좋은 일에 기꺼이 축하를 전하며, 사소한 일에도 감사하자는 말이겠거니 한다.

올해는 칭찬과 축하와 감탄으로 하루하루를 채워보자고 마음먹었다. 쉽진 않겠지만 하루 한 번 진심으로 감탄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침 음력설이 코앞이니 새해 목표를 다시 세워볼 때도 됐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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