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준 음식 먹고 우리 아들 사망"…10살 아이 고소한 중국 부모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뉴스1

중국에서 자신이 준 매운 간식을 먹고 사망한 친구의 부모에게 고소당한 어린이가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았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법원이 자신이 준 매운 쫀드기를 먹고 사망한 친구의 부모로부터 고소당한 10세 아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리(Li)'는 지난 2022년 3월26일 짠맛·매운맛·단맛이 섞인 중국의 쫀드기 '라티아오'를 자신의 동급생인 A군과 나눠 먹었다.

A군은 리가 준 쫀드기를 먹고 바닥으로 쓰러졌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한 학생은 "A군이 책상에서 라티아오를 한 봉지 꺼내 비닐 포장을 뜯고 입에 넣었다. 그러자 갑자기 머리가 옆으로 기울어지더니 천천히 땅바닥으로 미끄러졌고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사는 즉시 응급구조대에 연락했으나 A군은 결국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A군의 부모는 라티아오를 먹은 게 아이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며 그 책임을 리와 그의 부모에게 물었다.

그러나 전문가 조사 결과 라티아오는 국가 안전 기준을 충족하고 유해 물질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 조사에서는 A군이 과자를 씹거나 삼킨 게 맞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리가 간식을 나눠준 것은 아이들 사이의 친절한 행위"라며 A군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누리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재판 결과를 접한 사람들은 "공정한 판단에 감사하다" "그건 분명 리의 잘못이 아니었다. 아이가 평생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아이에게 적절한 지원과 지도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글을 남겼다.

한편 한 누리꾼은 "이 사건은 다른 사람의 알레르기나 식이 제한에 대해 잘 알 수 없으므로 아이들이 간식을 함부로 나누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