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만 23% 오른 삼성물산…‘사법리스크 해소’ 수혜 이제부터?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cay@mk.co.kr) 2024. 2. 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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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 주가가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무죄 판결에도 소폭 하락했다.

당장 이날만 놓고 보면 전날 이재용 회장의 1심 무죄 판결이 삼성물산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하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이 정책 개선 수혜주로 주목받은 건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꼽히는 지주사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물산은 주가 부양을 노리는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요 공격 타깃이 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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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 주가가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1심 무죄 판결에도 소폭 하락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저PBR 열풍을 타고 주가가 급등해온 만큼 숨고르기 구간에 진입한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판결로 사법 리스크가 일부 해소되면서 삼성그룹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1900원(1.27%) 내린 14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당장 이날만 놓고 보면 전날 이재용 회장의 1심 무죄 판결이 삼성물산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저PBR 테마를 타고 상승세를 이어오던 주가가 숨고르기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한주간 주가 상승률은 23.61%에 달한다. 정부가 지난달 17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하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이 정책 개선 수혜주로 주목받은 건 대표적인 저PBR 종목으로 꼽히는 지주사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의 PBR은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0.75배다.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가치(BPS)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일 때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대주주인 삼성물산은 주가 부양을 노리는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요 공격 타깃이 돼왔다. 최근에는 안다자산운용을 비롯한 국내외 헤지펀드들이 삼성물산에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소식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7676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아울러 현재 보유 자사주의 3분의1에 해당하는 보통주 780만8000주와 우선주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지난 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걸린 삼성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 유통되는 발행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보다 더 주주 친화적인 정책으로 통한다. 지난달 30일 13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주주환원 정책 발표 이후 15만원울 돌파하기도 했다.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선언하자 외국인 투자가들도 올 들어 삼성물산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이날까지 삼성물산을 3773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6위로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의 오너 리스크가 완화 구간에 진입하면서 그룹 전반의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간 삼성그룹주 전반적인 기업가치가 낮아졌던 건 사법 리스크로 그룹의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정책·규제 리스크 확대 등이 해외 대형펀드의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회장의 9년간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진입해 향후 이 회장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삼성그룹의 주주환원정책 강화, 인수·합병(M&A), 신규 투자 확대 등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줄줄이 올라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물산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8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하이투자증권 기존 16만원에서 18만8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기존 17만원에서 19만원으로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한편 이 회장은 전날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불법적인 합병에 관여한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회장이 지난 2020년 9월 이 사건으로 기소된 지 3년 5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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