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때 억울한 옥살이…부산 95세 생존자 직권재심 무죄

제주 4·3사건 때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부산지역 90대 생존 수형인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 국제신문 DB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 제4-2부(강건 부장판사)은 6일 부산 동아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열린 A(95) 씨의 직권재심 첫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1949년 7월 2일 고등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 위반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그는 지난해 2월 4·3 희생자 신청을 했다. 그러나 아직 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해 4·3특별법에 따른 특별재심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다만 제주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은 A 씨 진술과 관련 자료를 토대로 4·3 당시 불법 구금 등이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수행단은 형사소송법상 재심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직권 재심을 청구했다.

이날 제주지법 4·3 재심 전담재판부는 거동이 불편한 A 씨를 위해 그의 거주지 인근인 동아대 모의법정에서 재판을 열었다.

4·3 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수형인에 대한 직권 재심 청구와 이에 따른 무죄 선고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사례는 모진 고문 끝에 허위 자백으로 내란죄를 뒤집어썼던 박화춘(당시 95) 할머니다. 박 할머니는 1948년 12월 고등군법회의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억울하게 옥살이했다. 하지만 연좌제 등으로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평생 이를 숨기고 살아오다 70여 년 만에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2022년 이뤄진 직권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