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테로이드 약물 직접 제조"...식약처, 일당 검찰 송치
[앵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불법으로 스테로이드 약물을 만들어 7억 원 넘게 판매한 일당을 적발했습니다.
식약처는 이들을 검찰에 넘기고, 불법 약물을 산 이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신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방 안에 상자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상자 안의 봉투를 뒤집어보니 불법으로 만들어진 스테로이드 알약이 가득 차 있고, 다른 상자에서는 빈 약병들도 많이 발견됩니다.
30대 송 모 씨가 가정집을 빌려서 차린 불법 스테로이드 약물 제조 시설입니다.
송 씨는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집 안에 약물을 만들고 포장하는 기계까지 들여놨습니다.
[송 모 씨 / 불법 스테로이드제제 판매자 : (알면서 이걸 왜 판매하세요? 부작용이 있는 걸 알면서.) 처음에는 그렇게 부작용이 심한지 몰랐고….]
송 씨는 3년 가까이 이런 식으로 만든 불법 스테로이드 제제와 불법 유통한 이뇨제 등을 팔아 7억 원 넘게 수익을 거뒀습니다.
불법 약물을 산 사람들은 2천 명이 넘는데, 절반 이상이 보디빌딩 등 운동선수였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은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텔레그램을 통해 거래를 진행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김영조 /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 : 제조 장소도 임차한 가정집 빌라로 정하고 수시로 옮겨 다녔으며, 우편물의 보내는 사람, 주소 등을 변조하는 등의 치밀한 방법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며 단속을 피해왔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른 의약품 불법 유통 사건을 수사하다가 약품 중 일부가 송 씨에게 흘러 들어간 사실을 파악하고 송 씨를 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넉 달 동안 추적이 이어졌고 결국 송 씨와 배달책 고 모 씨를 붙잡아 검찰에 넘겼습니다.
식약처는 압수 수색 과정에서 시가 7억 원 상당의 원료의약품과 현금 다발을 추가로 발견했고, 송 씨 등을 상대로 범죄수익 환수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불법 약물인 것을 알면서도 구입한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만큼 구매자 2천여 명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방침입니다.
식약처는 불법 제조 약물이 정상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만들어져 감염의 위험이 있는 만큼,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촬영기자 : 홍성노
그래픽 : 박유동
YTN 신귀혜 (shinkh06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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