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여행] 궁궐·남산 식상하다면… 역귀성 가족과 '서울 문화 나들이'
궁궐, 남산, 한강···. 서울을 구경하는 지역 사람들이 한번쯤은 섭렵하는 곳이다. 이들 관광지가 식상하다면 이번 설에는 역귀성하는 가족과 함께 ‘서울 문화 나들이’는 어떨까. 서울관광재단이 설 연휴에 즐기기 좋은 문화공간 5곳을 선정했다. 실내여서 추위 걱정이 없고, 대부분 무료여서 경제적 부담도 적은 곳이다.
먼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경복궁, 인사동, 북촌한옥마을 등 서울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관광지와 인접해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적당하다. 서울관은 8개 전시장과 교육시설, 도서 아카이브, 식당과 카페를 갖췄다. 전시장을 비롯해 보물로 지정된 뒤편 언덕의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까지 거닐며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종친부는 조선시대 종실의 관직과 직위를 내리고, 관혼상제 사무를 보던 관서이다.
연휴 기간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전시로 퍼포먼스와 연출 중심의 사진과 영상, 설치 작업으로 미술계의 조명을 받는 정연두 작가의 ‘백년 여행기’를 추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은 고궁 속 미술관으로 근대 건축양식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덕수궁관이 들어선 석조전 서관은 1938년 완공된 우리나라 대표 근대 건축물로 4개 전시실과 휴게공간, 아트숍 등을 갖추고 있다. 앞마당의 분수, 건너편의 중화전에서 미술관과 연못을 배경 삼아 멋진 추억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전시관에서는 12일까지 장욱진 60년 회고전이 열린다. 나무와 까치, 해와 달, 집과 가족 등 일상적이고 친근한 소재를 유화, 먹, 매직펜 등으로 그린 270여 점이 전시된다.
덕수궁 길을 따라 경사진 언덕을 끼고 오르면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이 나온다. 미술관 전면은 르네상스식 옛 대법원 건물이고, 후면은 현대식 구조물이다. 여럿이 만드는 미래, 모두가 연결된 미술관이라는 주제처럼 익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로비를 지나 계단을 오르며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설계돼 건물 자체가 독특한 멋을 자아낸다.
설 연휴 기간 달항아리 사진으로 세계적 명성을 굳힌 사진가 구본창의 회고전이 열린다. 소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집해 온 소품과 이를 촬영한 작품, 중학생 때 찍은 최초의 ‘자화상(1968)’을 포함한 여러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배우 김신록을 비롯해 다양한 작가가 참여한 '우리가 모여 산을 이루는 이야기’ 69점도 감상할 수 있다.
노원구 중계동의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넓은 마당과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갖춰 아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미술관이다. 어린이갤러리는 3개 층을 수직으로 개방해 천장 높이가 17m에 달하는 열린 공간이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강의를 진행해 체험형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현재 개관 10주년 기념 ‘2023 타이틀 매치, 이동기 vs 강상우’전이 열리고 있다. 대중매체 이미지 실험을 지속해온 이동기 작가와 그 반대쪽을 비추는 강상우 작가의 작품을 되짚어 보는, 경계의 확장을 시도하는 전시다. 3층 아트라이브러리는 미술 전문서적부터 어린이 그림책까지 다양한 도서를 보유하고 있어 가족 나들이에 좋은 장소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연과 전시시설을 함께 갖추고 있다. 2월에는 세계적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어 버전으로 무대에 오른다.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선율에 세종문화회관의 기술이 더해져 최고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4월 7일까지 그림자 회화(카게에)의 거장으로 불리는 일본 작가 후지시로 세이지의 '오사카 파노라마展'이 열리고 있다. 조선 설화를 재해석한 '선녀와 나무꾼' 시리즈 14점과 6m가 넘는 초대형 작품을 비롯한 200여 점을 볼 수 있다. 유료 전시로 관람료는 일반 2만 원, 어린이 1만 원이다.
지하에는 세종, 충무공 이야기를 상설 전시하고 있다. 거대한 거북선에 직접 들어가 볼 수 있고, 3면 영상과 움직이는 의자까지 실감 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거북선 모형과 한글 배지 만들기, 붓글씨 체험도 진행한다. 공연장에서 미술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여러 종류의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세종라운지가 조성돼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설날 당일(10일)만 휴관하고, 나머지 네 곳은 연휴에도 정상 운영한다.
●사진 서울관광재단 제공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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