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 가리기 끝났다"…메타버스, 비전프로 업고 재도약 '시동'
법적 기반 마련, 애플·삼성 신규 기기가 견인
기기 중심으로 앱 등 생태계 확장 예상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메타버스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법적 기반이 마련돼 정부 지원책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기들이 출시돼 본격적인 생태계 확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를 메타버스 확장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은 오는 2030년까지 1조3034억달러(약 177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8%에 육박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서카나 데이터는 지난해 말까지 미국 VR 헤드셋과 AR 안경 매출이 2022년 대비 급감했다고 밝혔다. 2023년 VR 헤드셋과 AR 안경 매출은 6억6400만달러(약 8700억원)으로 2022년(11억달러) 대비 40% 가량 줄었다.
국내외 기업들 또한 메타버스 사업과 관련 부서를 대폭 축소했다. 지난 2021년 사명을 바꾸고 메타버스에 사활을 걸었던 메타(구 페이스북)은 전담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월트디즈니 또한 메타버스 사업부를 해체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메타버스 알트스페이스’ 서비스를 종료했다.
메타버스에서 손을 뗀 국내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올해 초 넷마블에프앤씨는 자회사 메타버스월드 법인을 종료하고, 전직원 대상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컴투스(078340) 또한 자회사 컴투버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돌입했다. 토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싸이월드와 한글과컴퓨터가 합작한 ‘싸이타운’ 플랫폼도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분위기는 이미 반전된 상황이다. 지난 1일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한 지원 근거를 담고 있는 ‘가상융합산업진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에는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 사업 등에 대한 금융 지원 근거가 명시돼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역별로 가상융합지원센터를 지정해 사업에 필요한 비용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겼다.
애플과 삼성전자(005930) 등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생태계 확장이 예상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지난 2일 정식 출시된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가 ‘게임 체인저’로 각광받고 있다. 3499달러(한화 약 468만원)부터 시작하는 비전프로는 사전판매에서 20만대 이상 팔렸다. 삼성전자도 신규 XR 헤드셋 ‘갤럭시 글래스’에 대한 특허를 줄줄이 출원하며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XR 시장은 기기 판매 부진으로 23년 소폭 역성장했으나, 애플 비전프로와 삼성전자 갤럭시 글래스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신규 XR 디바이스 출시로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드웨어가 보급되면 관련 콘텐츠 시장도 빠르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신 기기의 확산은 메타버스 상용화를 더욱 가속화하게 될 것”이라며 “비전프로 판매 확대는 메타버스 플랫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계에서는 메타버스의 전파와 확장 경로가 다른 대부분의 기술 흐름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균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는 “초기에는 기술에 관한 과도하고 왜곡된 기대감을 품었다가 시장이 다시 느슨해지고, 다시 가속하는 과정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상향 발전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버스에서 대중이 가장 크게 기대한 영역은 VR 기반의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즉 소비재 영역의 활용이었는데 이 부분에서 발전 속도가 느렸던 점에 대중이 실망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전반적으로 투자가 증가하고 있고 B2C 영역에서도 약진하는 기업들이 많은 상황에서 진흥법 본회의 통과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가은 (7rsilv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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