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승진한 KT 막내 투수, 박영현이 30SV에 도전하는 이유[인터뷰in캠프]
박영현(21·KT)은 지난해 시즌 시작 전 제춘모 투수코치와 ‘내기’를 했다. 20홀드를 하면 시즌 뒤 마무리훈련에서 제외시켜주겠다는 약속이었다. 신인이었던 2022년 마무리 캠프에서 제춘모 코치의 특수 훈련에 땀을 흠뻑 흘렸던 박영현은 지난 시즌 초반 그 약속만을 떠올리며 열심히 던졌다.
2022년 플레이오프에서 강렬한 투구로 눈도장을 찍은 박영현은 2023년 선배들의 부상에 필승계투조로 들어갔다. 2년차인데도 안정되고 힘 있는 투구로 마무리 앞에서 8회를 책임지는 셋업맨으로 완벽하게 활약했다. 높아만 보였던 20홀드를 어느새 가뿐히 달성한 박영현은 32홀드를 기록, 홀드왕까지 차지해버렸다. KT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서 박영현은 대활약을 했고, 제주에서 치러진 마무리훈련에서 약속대로 제외될 수 있었다.
박영현은 지난해 활약을 통해 특급 승진을 했다. 오랫동안 마무리를 맡았던 김재윤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그 자리를 이제 박영현이 물려받았다. 고졸 데뷔 3년차에 마무리를 맡은 올해는 박영현에게도, KT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즌이다.
어엿한 핵심 투수가 됐지만 박영현의 목표는 여전히 막내스럽다. 부산 기장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에서 지난 5일 만난 박영현은 “올해는 코치님이 세이브 30개를 거셨다. 작년에는 ‘홀드 20개 해볼래?’ 하셨는데 이번에는 그냥 ‘30개 해’ 하셨다”고 웃으며 “아직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마무리 훈련에 포함이 되는데 30세이브를 하면 안 갈 수 있다. 올해도 내게는 그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마무리의 30세이브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출발점이다. 몇 번 과도기는 있었지만 KT는 사실상 창단 이후 꾸준히 김재윤에게 마무리를 맡겨왔다. ‘마무리 박영현’은 KT가 올해 맞이한 가장 큰 변화다. 박영현이 30세이브를 기록하면 KT의 최소한 성적도 보장될 수 있다. 어린 투수의 마음을 잘 아는 투수코치가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다.
소박한 꿈을 가졌지만 동시에, 박영현에게는 원대한 꿈도 있다. 단숨에 홀드왕을 차지해버린 지난 시즌처럼, 잘 던져서 최연소 세이브왕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리그 최연소 세이브왕은 2022년 LG에서 고우석이 만 24세로 차지했다. 박영현은 “하다보면 욕심이 날 것 같다. 최연소 그런 기록은 한 번 해 보고 싶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 리그의 새로운 중간계투로 확실히 자리를 잡고 국가대표에서는 새 마무리감으로 급부상하면서 불과 2년차에 많은 것을 보여준 박영현은 3년차인 올시즌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팀의 성패를 가를 보직을 맡았기에 더 진중하게 책임감을 갖고 던지겠다 각오한다. 오승환(삼성)을 롤모델로 삼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마무리의 꿈이 실현되는 시즌이기도 하다.
박영현은 “멘털 좋은 선수들만 할 수 있는 게 마무리라는데 꿈이 현실로 돼 설레기도 하고 긴장도 된다. 작년에 너무 잘 던져 올해도 잘 던져야 된다는 책임감이 있다. 깡 같은 건 신인 때나 통하는 거고 이제 경험을 쌓기보다는 보여줘야 하는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작할 때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 마무리가 확정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은 있다. 우승하는 팀의 마무리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야구했다. 그 꿈도 이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KT 투수들은 6일 첫 불펜피칭을 했다. 고영표, 엄상백, 손동현 등 주요 투수들과 함께 박영현도 불펜에서 처음으로 공을 던졌다. 올해 박영현의 순조로운 마무리 정착을 팀의 관건으로 보고 있는 이강철 KT 감독은 “아주 좋다. 역시 준비를 잘 해왔다”고 박영현의 첫 투구에 엄지를 들었다.
기장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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