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미국 상징' 9·11 테러 때 부시 옆에 선 소방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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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무너진 건물 잔해 속 검게 탄 소방차 위에 나란히 선 모습으로 유명한 전직 소방관 밥 벡위드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벡위드의 사망 소식에 성명을 내고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발생했을 때 밥은 다시 방화복을 입고 다른 용감한 구조대원과 마찬가지로 위험을 향해 달려갔다. 그의 용기는 9·11 이후 미국인의 도전적이면서도 회복력 있는 정신을 대표해왔다"면서 고인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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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무너진 건물 잔해 속 검게 탄 소방차 위에 나란히 선 모습으로 유명한 전직 소방관 밥 벡위드가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벡위드는 전날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있는 한 마을에서 호스피스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벡위드는 이전부터 악성 피부암 등으로 투병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벡위드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9.11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 69세로 이미 은퇴한 소방관이었지만, 참사 소식을 듣자마자 잿더미로 변한 뉴욕 세계무역센터(WTC) '그라운드 제로'로 달려갔다.
그는 이때 낡은 소방 헬멧을 쓰고 유니폼을 입은 채 소방대에 합류해 잔해를 수습하는 데 기여했다고 CNN은 전했다.
벡위드는 이후 '불굴의 미국'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테러 발생 사흘 뒤인 그해 9월 14일 부시 당시 대통령이 그라운드 제로를 찾았을 때 벡위드는 불에 탄 소방차 위에 올라가 대통령이 연설할 지휘 본부를 살펴보고 있었다.
이때 미 비밀경호국(SS) 요원 여럿이 다가와 벡위드에게 '중요한 인물'이 곧 온다며 소방차 위에서 내려와 달라고 요청했고, 그가 주위를 둘러보니 부시 당시 대통령이 있었다고 한다.
벡위드는 소방차에서 내려온 뒤 자리를 뜨려고 했으나 부시 전 대통령은 그를 붙잡았고, 본부로 이동하는 대신 잔해가 가득한 현장에서 벡위드의 한쪽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연설을 시작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때 연설에서 "전 세계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이 건물을 무너뜨린 이들도 곧 우리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군중은 "미국! 미국!"을 연호했다.
이날 벡위드가 연설하는 부시 전 대통령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사진에 담겨 미국의 강인함과 회복력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남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결연하면서도 단호한 벡위드의 표정은 테러에 굴하지 않는 미국의 용기를 드러냈다고 CNN은 전했다.
당시 벡위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타임지 등 유명 매체 곳곳에 실렸고, 벡위드는 뉴욕 소방관 화상 센터 재단 대변인으로 임명되는 등 인기를 얻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벡위드의 사망 소식에 성명을 내고 "테러리스트의 공격이 발생했을 때 밥은 다시 방화복을 입고 다른 용감한 구조대원과 마찬가지로 위험을 향해 달려갔다. 그의 용기는 9·11 이후 미국인의 도전적이면서도 회복력 있는 정신을 대표해왔다"면서 고인을 기렸다.
그는 이어 "그라운드 제로에서 밥이 내 곁에 있어 자랑스러웠고 수년간 이 애국자와 연락을 유지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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