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헌신해야" PK 중진 험지行 요구...서병수 "가겠다"

박소연 기자, 한정수 기자, 박상곤 기자 2024. 2. 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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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총선 두 달여 앞두고 중진 희생론 재점화…서병수 결단·김태호 '고심'
장동혁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1.16. /사진=뉴시스

22대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여당 중진에 대한 희생 요구가 다시 본격화됐다. 당 지도부가 부산·경남(PK) 중진인 5선 서병수 의원(부산진구갑)과 3선 김태호 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에게 도전지(험지) 출마를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면서다. 서 의원은 수락 의사를 밝힌 가운데 추가적인 중진 희생 요구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6일 기자들과 만나 "당으로선 이겨야 하는 전략 지역들이 있다"며 "정치 신인을 내보내서 이기기 힘든 지역 있는데 중진들이 가서 희생해준다면 선거에서 또 다른 바람이 될 수 있고 승리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 서병수 의원이 소신 있게 의정활동을 해오셨고 당을 지켜온 분이기 때문에게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북강서갑으로 출마해주십사 부탁 말씀을 드렸고, 경남에서 김태호 의원께 김두관 민주당 의원 지역인 양산을 출마를 해주십사 부탁을 드려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경남, 부산에서 '낙동강 벨트'가 가장 중요한데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고 찾아온다면 총선에서 큰 의미가 있을 것이고 승리의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한국고전번역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13. /사진=뉴시스

부산·경남 내에서도 양지(정치적 텃밭)로 분류되는 곳은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상대적인 험지 지역에 출마할 것을 요청한 것이다.

현재 부산진구갑에는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낸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 등 무려 8명이 공천 신청을 했다. 산청함양거창합천에는 신성범 전 의원 등 3명이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서 의원은 즉각 전향적으로 화답했다. 서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당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내일 오전 10시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자신으로선 현재의 지역구가 더 유리하다면서도 "당이 승리할 수 있는 데 협조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당으로부터 지난주 이같은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태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1.09. /사진=뉴시스

서 의원은 국회의원 5선에다 부산시장까지 지내 지역의 대표 보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총선 때도 4선을 지낸 해운대·기장군갑을 떠나 당의 요청으로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진구갑에 도전해 당선됐다. 부산에서 영향력을 지닌 서 의원의 결단은 직접 희생 요구를 받지 않은 다른 영남권 중진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태호 의원은 아직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공천 일정을 감안할 때 조만간 어느 쪽이든 입장 표명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당의 승리를 위한 중진들의 희생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국민을 위해서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선민후사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헌신해야 한다"며 "저도 불출마하지 않았나. 불출마가 꼭 답은 아니지만 꼭 이겨야 할 곳, 치열한 승부의 장에 많은 실력있는 분들, 중량감 있는 분들이 나가주시는 게 국민의힘이 국민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2.06. /사진=뉴시스

정영환 공관위원장도 이날 서 의원과 김 의원에 대한 당의 험지 출마 요청에 대해 "본인 의사가 중요할 것"이라면서도 "본인들이 수고해서 다선 의원이 됐거나 그렇지만 당의 혜택을 받은 부분도 있기에 당이 굉장히 어려운 입장이다. 우선적으로 나서서 어려운 데 가서 한 지역구라도 하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지도부·친윤(친윤석열 대통령)·중진의 불출마 혹은 험지출마'를 권고했으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는 데 그쳤다.

당 지도부가 지난주까지 마감된 공천 신청 접수와 관련해 '교통정리'를 하면서 중진 의원들에게 추가로 희생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시스템 공천' 원칙을 천명한 만큼, 중진에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기보다는 당 승리를 위한 전략 형태로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

장 사무총장은 "중진이기 때문에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는것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당에는 초선, 재선, 중진도 있어야 한다. 3선 이상인 분들은 이미 경선에서 15% 감산되고 하위 30%에 들어가면 -35%인데 신인이 가점받는 것보다 훨씬 큰 페널티다. 이런 페널티로 충분하지 굳이 중진이기 때문에 다 희생해야 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한정수 기자 jeongsuhan@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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