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4년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탈환…애플과 일전 예고

이종섭 기자 2024. 2. 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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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의 화웨이 매장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가 진열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추락했던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4년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 자리를 되찾았다. 단기 실적이기는 하지만 고전하던 화웨이가 자국 내 경쟁 업체는 물론 애플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다시 일전을 겨루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경제망 등 현지 언론은 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화웨이가 올해 첫 2주 동안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한 건 거의 4년만에 처음이다. 2020년 2분기 중국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던 화웨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의 타깃이 되면서 급격히 경쟁력을 상실하고 추락한 바 있다.

화웨이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지난해였다.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말 미국의 제재를 뚫고 자체 개발한 5G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깜짝 출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정확한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메이트60 프로에는 화웨이 자회사가 설계하고 중국 반도체 기업 SIMC가 생산한 7나노미터(nm) 공정 반도체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출시된 메이트60 시리즈가 ‘애국 소비’ 흐름과 맞물려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재기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메이트60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화웨이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보다 36.2% 증가한 스마트폰 판매실적을 기록했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내 점유율도 13.9%로 끌어올리며 업계 4위의 실적을 달성했다. 여세를 몰아 올해 초 판매율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경쟁 업체들과의 뜨거운 일전을 예고한 셈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으로 보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이 2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고, 중국 업체인 아너와 비보가 각각 16.8%와 15.7%의 점유율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언론들은 ‘왕자(王者)가 돌아왔다’는 표현으로 화웨이의 깜짝 1위 등극 소식을 전했다. 재경망은 “화웨이의 강력한 복귀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면서 “지난해 메이트60 시리즈 발표 이후 진행 중인 시장 복귀 계획이 계속 진행되면 화웨이는 올해 다시 왕자로 돌아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증권일보도 “화웨이의 강력한 복귀와 많은 국산 브랜드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으로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며 “애플은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에 시장 점유율을 잠식 당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런 경쟁 구도 속에서 지난해 처음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애플은 만만치 않은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분석 전문가인 궈밍치 대만 TF 증권 분석가는 지난달 말 “애플의 중국 내 주간 출하량이 최근 몇 주간 1년 전보다 30~40% 감소했고,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 시장에서 고급 제품 사용자들이 폴더블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고, 화웨이가 시장에 복귀한 것도 아이폰의 잠재적 쇠퇴의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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