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노쇼’ 후 사과 요구도 묵살… “홍콩 모욕” “호날두보다 못해” 비난 쇄도

정원식 기자 2024. 2. 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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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로축구팀 인터마이애미 소속 리오넬 메시가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친선 경기에 불참한 데 대한 홍콩인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메시는 파문이 확산되자 “부상으로 뛰지 못해 아쉬웠다”고 해명했으나 사과하진 않았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이날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4일 치러진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추국 올스타팀 친선 경기를 주최한 태틀러아시아(태틀러)에 계약 내용을 상세히 공개하고 실망한 팬들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날 주간 행정위원회 회의에 앞서 “메시의 경기를 보려고 했던 시민들의 기대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단히 불미스럽고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 “주최측이 대중들에게 자세한 계약 내용을 포함해 이번 사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당국과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장관은 관리들에게 메시가 직접 팬들에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장권을 구매한 사람들의 요구에 대해 해명하고 답하는 것은 주최측의 책임이다. 경기장에 있던 전체 관중들, 특히 큰 기대와 희망을 품고 그 자리에 있었던 어린이들의 실망에 답하는 것도 주최측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메시는 앞서 지난 4일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간 친선 경기에 예고 없이 결장했다. 메시가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홍콩은 물론 중국 본토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최고 4880홍콩달러(약 84만원)의 거액을 지불하고 축구장을 찾은 수만명의 팬들은 메시의 이름을 부르며 야유를 보냈다. 일부는 메시의 광고판을 걷어찼고 일부는 경기 종료 후 인터 마이애미 선수들이 묵는 호텔까지 찾아가 항의했다.

위챗과 엑스(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팬들의 분노로 들끓었다. 한 축구팬은 “그(메시)가 보기에 우리는 개미보다 못하다”고 썼다. 또 다른 팬은 “그는 우리를 깔보고 있다. 우리의 도시와 우리를 모욕하고 있다”고 썼다. “인터 마이애미는 메시를 보여주겠다며 큰 돈을 쓰게 하고는 경기장에 내보내지도 않는 사기꾼 팀”이라고 비판하는 팬들도 있었다. 한 중국팬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호날두는 사과라도 했다”며 메시를 깎아내렸다. 메시의 오랜 라이벌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지난달 중국 프로축구팀과의 친선 경기에 불참한 데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전날 주최측인 태틀러는 인터 마이애미와 계약 당시 메시가 45분간 출전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면서 친선 경기 주최와 관련한 정부 지원금 1600만홍콩달러는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쇼’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메시는 6일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해명에 나섰다.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7일 일본 프로축구 리그 우승팀인 비셀 고베와 친선 경기를 할 예정이다.

스포츠전문지 디애슬래틱 보도에 따르면 메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콩에서 경기 당일 출전할 수 없었던 것은 불운이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내전근에 불편함을 느껴 경기를 중단했고 과부하가 걸려 부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홍콩에서 뛰고 싶었지만 불편함이 계속돼 어려웠다. 안타깝게도 축구에서는 어떤 경기든 부상을 당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돌아가서 다른 경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말해 출전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메시는 그러나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홍콩에 이어 일본에서도 메시의 ‘노쇼’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메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오후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며칠 전과 비교했을 때 기분이 매우 좋다”면서도 “솔직히 말해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아직 모르겠지만 기분이 훨씬 좋아졌고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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