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아들 특수교사 “주호민, 자극적 표현으로 사건 본질 왜곡”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2024. 2. 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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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10)을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200만원 선고유예를 받은 특수교사 A 씨와 김기윤 경기도교육감 고문변호사가 6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전 항소장을 들고 있다. 2024.2.6/뉴스1
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특수교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주 씨가 생방송을 통해 ‘번개탄’, ‘유서를 쓰고 아내와 상의했다’ 등의 자극적인 표현으로 사건의 본질을 왜곡시켰다”고 주장했다.

특수교사 A 씨와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 특수교사노조 50여명은 6일 오전 수원지법 앞에서 1심 선고에 유감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A 씨는 주 씨 측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A 씨는 “1심 판결에서 대법원의 판례와 다르게 예외적으로 불법 녹음이 인정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제 꿈은 특수교사였고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불법 녹음의 예외가 인정돼야 한다면 녹음기를 넣기 전 학부모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고려하고 녹음만이 최후의 자구책이었는지 확인한 후 판결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자신이 주 씨의 아들에 대해 “싫어”라는 표현을 짧은 순간 반복했다는 점이 유죄로 인정된 데 대해서는 “제가 ‘싫다’고 표현한 건 아동의 문제 행동에 대한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지, 아동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선고 이후 주 씨에게 금전을 요구했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던 초반에 주 씨가 저를 선처하겠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제 변호사가 주 씨 측과 합의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주 씨 국선 변호인에게 어떤 선에서 합의하는 것이 좋은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뿐”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제가 저의 변호사께 금전 요구 부분은 원하지 않는다고 요청하자, 제 변호사께서 저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 씨 변호인에게 금전 배상 요구를 삭제하고 다시 전달한 것이 팩트”라며 “그런데 주 씨는 마치 제가 ‘항복’을 요구하듯이 금전을 요구했다며 사실을 과장, 확대해 왜곡했다”고 덧붙였다.

주 씨는 A 씨에 대한 1심 선고 결과가 나온 지난 1일 트위치 생방송을 통해 사건 이후 A 씨 측으로부터 고소 취하서 작성, 물질적 피해보상, 자필 사과문 게시 등의 요구사항이 담긴 서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주 씨는 “두 번째 보내온 서신에서 피해보상 부분은 취소됐지만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 보낸 조약서’ 같아 선처의 뜻을 거두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A 씨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는 “1심 선고 후 학교는 교육을 실현하는 곳이 아닌 자기 방어와 방치로 이루어진 공간이 될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특수교육 나아가 공교육이 어렵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A 씨는 기자회견 후 수원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 1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벌금 200만원에 대한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선고유예는 죄는 인정하지만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면해주는 판결이다.

최근 대법원에서 ‘교사 발언을 몰래 녹음한 기록을 재판 증거로 쓸 수 없다’는 판결과 달리 곽 판사는 “이 사건의 경우 장애아동의 모친이 아동학대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대화를 녹음한 것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곽 판사는 피해 아동이 장애인복지법에서 규정한 ‘보호가 필요한 장애인’임을 강조하면서 “피해자는 지자체가 보호할 대상이고, 학교 수업은 장애인 의무 교육의 일환인 공교육”이라며 “(음성 파일 녹음·공개에 따른) 사생활 침해보다 공익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덧붙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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