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바꿔치기’로 아이 매매하고 미혼모에게 난자 제공 제의도… 30대 여성 ‘징역 5년’

대구지법 “생명윤리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인간의 존엄 심각하게 훼손”

법원 법정 내부. 연합뉴스

대구=박천학 기자

대구에서 발생한 ‘산모 바꿔치기 사건’과 관련, 미혼모 등에게서 아동을 매수한 30대 여성에게 징역 5년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단독 배관진 부장판사는 6일 아동복지법상 아동매매 등 혐의로 기소된 A(여·37)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범행을 부인한 A 씨 남편 B(27) 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아울러 친자로 허위 출생 신고한 C(여·38) 씨 등 나머지 6명은 각각 징역 1~3년에 집행유예 2~4년씩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출산과 양육 문제로 고민하는 글을 올린 임산부에게 접근해 자기 이름으로 병원 진료를 받아 아기를 낳게 하는 등 산모를 바꿔치기하거나 미혼모 등으로부터 아기를 매수해 다른 부부의 친자로 허위 출생신고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불임 부부에게 접근해 자신이 대리모로 나서 직접 출산한 후 약 5500만 원을 받고 아기를 불임 부부에게 넘기기도 했다. 또 한 미혼모에게 난자를 제공하면 돈을 주겠다고 제의한 혐의도 받았다.

A 씨는 지난해 3월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다른 사람이 낳은 신생아를 자신이 친모인 것처럼 행세하며 데려가려다 이를 수상히 여긴 병원 직원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배 부장판사는 "A 씨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아동을 매도할 사람을 물색하고 피해 아동을 매수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금전을 조건으로 난자 제공을 요구한 것은 생명윤리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행위"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