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줄게, 주가상승 다오”…반년만에 23%나 뛴 ‘이 종목’

홍성용 기자(hsygd@mk.co.kr),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4. 2. 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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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환원에 희비 갈린 통신 3사
KT, 두 자릿수로 가장 크게 뛰어
분기배당 덕에 외국인 매수 속출
SKT 자사주 소각에 8% 상승
증권가 “하방 든든” 매집 추천
LGU+ 실적부진탓 2.6% 그쳐
배당 확대도 기대하기 어려워
경기방어주이자 저PBR주, 대표 배당주로 꼽히는 통신주(SK텔레콤·KT·LG유플러스)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성숙 산업에 속하는 만큼 양호한 실적에 기반한 배당수익률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의 유무가 주가의 방향을 좌우하는 모습이다.

다만 올해는 제4이동통신사 진입과 선거철에 따른 통신비 인하 공약 등 우려 요인이 크게 부각되면서 주가가 동반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3사는 각사 PBR이 모두 1배 미만인 대표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된다. SK텔레콤 0.97배, KT 0.59배, LG유플러스 0.55배로 모두 1배 미만이다.

매출을 매해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음에도 이익을 크게 키우기 어렵다는 한계로 주가 상승폭이 제한돼왔다. 정부가 최근 강조한 ‘밸류업프로그램’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자 하는 대표 섹터에 통신주가 속한다.

이들의 최근 6개월 수익률도 제각각이었다. 지난 6개월(23년 8월4일~올해 2월6일) 누적 수익률은 KT가 22.9%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SK텔레콤이 8% 올랐다. LG유플러스는 2.68% 상승에 그쳤다. 이 기간 동안 통신 업종을 대표하는 ‘KRX 방송통신’ 지수는 7.99% 오른 것에 비춰볼 때 LG유플러스의 주가 상승률이 가장 저조했다.

이들 통신주의 견조한 실적은 곧 배당수익률 확대로 이어진다. 따라서 지난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에 기반해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확대 정책을 썼던 SK텔레콤에 대한 올해 증권가의 전망이 가장 후한 편이다.

지난 5일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7532억원으로 전년비 8.8% 증가했고, 매출액도 1.8% 늘어난 17조6085억원으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신규 데이터 센터의 가동률 상승으로 전년 수준의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업황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택하는 SK텔레콤을 적극 매집하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통신업황 둔화가 불가피하다면 적극적이고 투명한 주주환원을 시행하는 SK텔레콤이 편안할 수 있다”며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등 정부의 정책 의지까지 고려하면 주가 하방은 더욱 단단하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도 “SKT의 경우 시가총액대비 연간 주주이익환원 규모가 9%에 달한다. SK브로드밴드와 하나금융지주의 배당금 유입분 증가가 지속될 것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높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규모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5만원 이하 적극 매수 의견을 냈다.

KT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기반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붙으며 지난 6개월간 가장 큰 폭의 주가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김영섭 신임 대표의 취임으로 리더십 공백이 해소된 이후, KT는 2026년까지 주당 1960원의 배당금을 발표했다. 올해 분기배당 도입을 약속했고, 자사주 소각 등 정책도 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지난해 11월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44거래일 연속 매집 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 증권사 13곳이 내놓은 KT 평균 목표주가는 4만2000원대로, 이 중 12곳이 ‘매수’ 의견이다. 현재 KT 주가는 3만7000원대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실적 부진에 따라 배당 확대 등과 관련한 별도의 움직임이 없다는 점이 투자 매력도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까지 이익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배당 관련 모멘텀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2022년 회사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기존 30%에서 40%로 높였지만, 투심을 회복하기 역부족이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는 인공지능(AI)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유로 SK텔레콤에 대한 매도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본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5일 SK텔레콤의 실적 공시 이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변경했다. 목표가도 기존 5만1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13.7% 하향 조정했다.

홍선영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1~12월 SKT의 연말 배당과 MSCI 한국지수 편입으로 주가가 견조한 흐름을 보인 이후, 주가는 연초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향후 6개월 동안 SKT의 주가는 연결 매출의 2%를 차지하는 인공지능(Al),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사업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동종업체 대비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투자가 주주환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봤다. SK텔레콤은 지난 4년간 총매출의 12%였던 AI 관련 투자 비중을 향후 4년 동안은 3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홍 연구원은 “SKT는 Al 관련 투자를 재차 강조하면서 추가 현금배당 확대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새로운 CEO의 비용 절감 조치와 비핵심 사업 구조조정 추진에 힘입어 2024 영업이익이 1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KT를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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