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고 싶은 마음"···구애 받는 이원욱·조응천, 이준석 손 잡을까
더불어민주당(민주당)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주류 의원모임 '원칙과상식'의 사실상 마지막 구성원으로 남은 이원욱·조응천 두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조 두 의원이 제3지대 대통합을 위한 제안들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공감의 뜻을 표하면서 두 세력간 연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날 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최소강령을 밝힌 이유에 대해 "어떤 신당을 만들고자 하는지에 대해 국민들께 답변을 빨리 드리는게 도리라 생각했다"며 "저희가 말씀드린 비전과 가치에 대해 같이 공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탈당 후 신당 구상 과정에서 추구하는 지향점을 알린단 뜻이다.
두 의원은 이날 제3지대 모든 정당과 집단, 개인에게 새로운 사회계약을 제안하는 한편 5대 핵심가치로 평등, 포용, 인정, 변화, 미래를 제시했다.
두 의원은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 우리 국민들은 '모두가 중산층이 될 수 있는 나라'라는 사회계약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늘어나는 소득 격차, 부동산 가격 급등, 세대 간 불평등 심화로 사회계약은 무너졌다. 현재의 삶은 불안과 위기에 놓인 각자도생의 길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사회계약으로 '기본권 국가'를 제안한다"며 "국가는 원칙을 지키고 상식을 믿는 국민들이 배신당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게 하겠다. 개인의 노력이 반드시 보상받도록 하겠다. 국가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바탕으로 단 한명의 국민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예를 들어, 전국민 출산휴가급여제를 도입해 국가가 직업에 상관없이 모두의 출산휴가를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날 두 의원은 제3지대 대통합을 위한 통합공천관리위원회(통합공관위) 구성도 제안했다.
두 의원은 "대통합을 전제로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에게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통합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며 "통합공관위는 개혁신당 2인, 새로운미래 2인, 새로운선택 1인, 원칙과상식 1인을 추천해 구성하고 위원장은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각각 1인씩 추천하되 위원간 협의해 원칙과상식에서 선임한다"고 했다. 이밖에 비례대표 후보 선정은 당원과 국민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한다고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눈에 띈 장면 중 하나는 시간차를 두고 각각 회견을 준비했던 이준석 대표와 두 의원들이 서로의 회견을 유심히 지켜본 점이다. 이 대표의 회견이 끝난 후 조 의원은 이 대표에게 "꼭 읽어보라"며 제언 내용들이 담긴 서류를 건네기도 했다.
이후 이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조응천 의원님과 이원욱 의원님이 개방형 비례대표 공천제를 제안하셨는데 평소 경쟁과 개방을 중시하는 개혁신당의 생각과 매우 비슷하다"며 "좋은 제안"이라고 밝혔다.
두 의원은 탈당 초기부터 이낙연 전 총리의 새로운미래와의 통합 뿐 아니라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과의 연합이 필요하단 주장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에게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는 한편 파급력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을 탈당해 한국의희망을 창당, 다시 개혁신당과 합당한 양향자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두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양 원내대표는 6일 오전 S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제가 민주당에 있을 때도 이원욱 의원, 조응천 의원님이 가장 가치지향점이 맞았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른소리를 내고 당의 미래를 위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던 분들"이라며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모시고 싶은 마음은 아주 크다"고 했다.
양 원내대표는 또 기존에 반도체 등 첨단산업 중심으로 'K-네옴시티'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점 등을 들어 "이원욱 의원님 현 지역구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경기도 화성"이라며 공통점을 찾기도 했다.
이·조 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개혁신당과의 당장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현재 제3지대라 표현되는 여러 군소 정당이 모두 합쳐진다면 합류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당장 개혁신당과 원칙과상식만이 먼저 합치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이 의원은 이날 개혁신당 측 호감 표현에 감사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어느 정당으로 두 사람이 먼저 들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미 결단할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며 "(저희가) 제3지대 빅텐트 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과정을 밟고 있는 이상 중립 지대에서 심판자 역할을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 보고 그 역할을 원칙과상식이 해야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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