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로 첫 외교 순방 밀레이…“똥덩어리, 악마” 모욕했던 교황도 예방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이탈리아, 바티칸으로 공식 해외 순방을 떠난다. 이번 순방에서 그가 과거 막말을 퍼부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을 직접 만나 사과를 전할 지 관심이 주목된다.
아르헨티나 매체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첫 일정으로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을 방문해 가자지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이곳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 등과 회동을 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중에는 아르헨티나 이중국적자인 한살짜리 아기 크피르 비바스를 비롯한 12명의 아르헨티나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으로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7일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을 방문한 첫 중남미 국가 정상이 된다. 이웃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다수의 중남미 국가 정부는 가자지구에서 수만명의 희생자를 낳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무차별적 민간인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점차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는 가운데, 밀레이 대통령은 일관되게 친이스라엘 행보를 걷고 있다.
앞서 밀레이 대통령은 이스라엘 주재 아르헨티나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순방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발표할 수도 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수도로 주장하고 있는 도시로, 국제사회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과 비견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과거 재임 시절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한 바 있다.
무엇보다 이번 순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일정은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면담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12일 바티칸에도 들러 자국 출신인 교황을 예방할 예정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과거 교황을 향해 “똥덩어리” “악마” “공산주의자” 등 지속적으로 막말을 퍼부어왔다. 극단적 자유주의자를 표방하는 밀레이 대통령은 교황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평등을 중요시하는 사회정의 교리를 설파한다며 맹비난했다.
그러나 대통령 당선 뒤 그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뒤 전화 통화에서 교황에게 존경심을 표하며 “교황 성하”를 초청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1300년만에 처음 비유럽 출신 교황이 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국민 90%가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아르헨티나에서 큰 존경을 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이번 예방에서 교황에게 과거 막말에 대해 사과를 할지 주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국제사회에서 교황이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할 때 밀레이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사과하거나 유감의 뜻을 밝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08301636001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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