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암모니아 국산화 박차…생산비 15% 줄일 수 있는 합성촉매 개발

최상국 2024. 2. 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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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연, 하버-보슈 공정보다 1/3 낮은 압력에서 암모니아 생산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청정연료연구실 윤형철 박사 연구진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저압 암모니아 합성 촉매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양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촉매를 이용해 기존 하버-보슈 공정에 필요한 압력의 3분의1 수준으로 99.9%의 고순도 암모니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며 기존 공정 대비 생산비용을 15% 줄일 수 있어 현재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암모니아 국산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에너지연이 개발한 저압 암모니아 합성 펠릿 촉매 [사진=에너지연]

합성 비료의 원료로 인류의 식량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한 암모니아(NH3)는 최근 친환경 연료인 수소를 저장, 운반해줄 수단이자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호환성이 높으며, 상압, 영하 33도에 액화가 가능해 액체 수소 대비 적은 에너지로 운송과 저장이 쉽다. 또 액체 수소에 비해 단위 부피당 약 1.7배 많은 수소 저장이 가능해 대용량 저장과 장거리 운송에 유리하며,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1909년 개발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하버-보슈법은 화석연료에서 생산한 수소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온(400oC 이상), 고압(150bar 이상)에서 반응시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공정으로 과정 중 이산화탄소 방출과 에너지 소모가 크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궁극적 목적을 고려한다면 생산 과정에서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연구소에 따르면 암모니아 생산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1.4%, 전체 산업 배출량의 5%를 차지한다.

현재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은 해외 주요 플랜트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도 과거 암모니아를 생산했었으나 경제성 확보가 어려워 중단하고 현재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청정 암모니아를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을 선점하기 위하여 일본은 2021년부터 ‘청정 암모니아 연료 공급망 구축’ 연구를 지원하고 있는데, 과제 주요 목표 중 하나는 2030년까지 저압·저온 암모니아 생산 촉매 및 공정 기술 개발을 통해 운영비를 15% 이상 줄이는 것이다. 미국 에너지 혁신 프로그램(ARPA-E)에서도 같은한 목표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암모니아를 수소 저장·운반체나 연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술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존 하버-보슈 공정 대비 낮은 압력과 낮은 온도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촉매와 공정 기술이 개발되면 청정 암모니아 생산 시 반응기, 압축기 등의 시설 투자비와 운전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연구진 단체사진(아래줄 가운데부터 시계방향 윤형철 책임연구원, 이경호 선임연구원, 김재형 선임연구원,범희태 선임기술원, 김선형 책임연구원, 심준목 책임연구원) [사진=에너지연]

연구진은 기존 하버-보슈 공정의 한계를 극복, 암모니아 합성 촉매를 양산하기 위한 제법과 촉매 성형법 개발에 성공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하루 1킬로그램의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는 실험실 규모 공정을 구축해 50바(bar)의 저압에서도 99.9%의 순도를 갖는 고순도 암모니아 생산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한국과학기술원 최민기 교수팀과 공동 개발한 분말 형태의 루테늄/산화바륨 촉매를 원주형 펠릿 형태로 만들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화했다. 또, 기존 160도(℃)의 고온에서 제조되는 촉매를 상온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개발해 촉매 합성 시간을 기존 대비 1/3로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였다.

이를 통해 생산한 촉매는 연구진이 구축한 국내 유일의 암모니아 생산 공정을 통해 성능을 평가했다. 암모니아 생산 공정은 원료인 수소와 질소를 공급하는 공급부와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반응부, 합성한 암모니아를 냉각 분리해 고순도의 암모니아를 추출하는 냉각부로 구성된다. 연구진은 공정의 유기적 설계를 통해 50바(bar)의 압력과 400도 이하의 저온에서도 암모니아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 양산법과 독자적으로 설계한 암모니아 생산 공정을 이용하면 암모니아 생산 운영에 소요되는 비용을 15%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기존 공정보다 낮아진 압력은 공정의 구성품인 압축기, 반응기 등의 제작비용도 낮춰 생산 비용 전체를 줄일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윤형철 박사는 “저압·저온 저비용 암모니아 생산 기술은 탄소중립의 미래를 앞당길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며, 향후 청정수소 및 무탄소 연료 도입을 위한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국산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올해(2024년)에 암모니아 생산과 장기 운전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하루 5킬로그램의 생산 공정을 제작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파일럿 규모인 하루50킬로그램(50kg/d) 규모까지 검증하는 게 목표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연 기본사업과 해양수산부 친환경 선박 전주기 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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