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는 뜨겁게 응원하더니…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김채운 기자 2024. 2. 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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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는 참여자들의 눈물 섞인 외침으로 가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영정 앞에 국화를 놓으며,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빌라 지하 창고에서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아버지와 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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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
잇단 ‘장애인 가족 참사’에 “국가 책임”
6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묵념하며 추모하고 있다. 김채운 기자

“얼마나 많은 장애인 가족이 죽어 나가야 우리의 절규를 들어줄까요. 우리도 살고 싶습니다. 살고 싶어요!”

6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는 참여자들의 눈물 섞인 외침으로 가득했다.

평소와 달리 추도식으로 시작된 집회 단상에는 얼굴 없는 영정 두 개가 놓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영정 앞에 국화를 놓으며,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빌라 지하 창고에서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아버지와 딸을 추모했다. 숨진 10살 딸은 뇌병변 장애가 있었다.

이날 사회를 본 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문화예술위원장은 “이 자리는 지난주 참사뿐 아니라, 그동안 계속된 장애인 가족 참사를 추모하는 자리”라며, “장애인과 그 가족을 끊임없이 죽음으로 내모는 국가와 사회에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말했다.

6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에 설치된 단상 위에 얼굴 없는 영정 2개가 놓여있다. 지난 2일 숨진 서대문구 부녀를 기리는 영정이다. 김채운 기자

추도 발언을 맡은 참가자들은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최수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활동가는 “발달장애인 가족은 국가 지원 체계 공백 속에 비극적 선택을 계속 이어 왔다”며 “드라마 속 우영우는 우리 사회가 분명 뜨겁게 응원했는데, 정작 현실 속 발달장애인은 발붙일 곳이 없다”고 말했다. 발달장애 자녀 2명을 둔 최한숙 강동지회 활동가도 “진작에 정부 지원이 많아졌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먼저 지원사업 혜택을 받은 제가 죄지은 느낌”이라며 울먹였다.

체감온도 영하의 추위에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100여명의 참가자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이 적힌 파란색 조끼를 입고 집회가 진행된 한시간가량 자리를 지켰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소속 부모 및 장애인 당사자 활동가들로 이뤄진 참가자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치다가도, 발언자들의 외침에 함께 눈물을 흘렸다. 경기 의왕시에서 온 발달장애인 김래영씨는 마이크를 잡고 “너무 슬프다. 이런 슬픈 상황이 안 오게 우리가 으쌰으쌰 열심히 활동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한 조사를 보면 장애인 부모 1500명 중 35%가 최근 1년 이내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고, 35명은 실제로 시도했다고 한다”며 “우리 사회가 너무 가혹하지 않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022년 발달장애인 가족 433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부모의 59.8%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 있다고 답했다. 평생 지원해야 한다는 부담감(56.3%), 돌봄으로 인한 신체적·정신적 어려움(31.1%) 등이 이유로 꼽혔다.

6일 오전 11시20분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 앞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화요집회 참가자들이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김채운 기자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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