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잘해요' 롯데가 달라졌다…'"끝내끝내, 밥 먹고 해!" 이제는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을 말린다 [MD괌]

괌(미국) = 박승환 기자 2024. 2. 6. 14:5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괌(미국) 박승환 기자] "끝내끝내! 그만치고, 밥 먹고 해!"

롯데 자이언츠는 2022-2023년 스토브리그에서 매우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그동안 지갑을 열지 않던 롯데는 늘 약점으로 지적받은 포수와 유격수 영입을 가장 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KBO리그에서 가장 프레이밍 능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원의 계약을 맺으며 전력을 보강했다. 게다가 한현희와도 3+1년 총액 40억원에 손을 잡았다.

지난 겨울에만 3명의 자원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무려 170억원을 사용하는 등 모처럼 FA 시장에서 '큰 손'의 면모를 뽐낸 롯데는 시즌 초반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롯데는 지난해 4월을 단독 1위로 마친데 이어 5월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LG 트윈스, SSG 랜더스와 상위권 경쟁을 벌였다. 지난 2017년 이후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 설움을 풀어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추락은 순식간이었다. 롯데는 6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더니,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는 5강 진입도 힘겨운 상황으로 전락했다. 이에 롯데는 외국인 투·타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띄우며 후반기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래리 서튼 감독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는 등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게 됐고, 결국 롯데는 7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채 시즌을 마쳤다.

그러자 롯데는 다시 한번 변화를 가져갔다. 롯데는 두산 베어스 사령탑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은 김태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는 등 바쁜 겨울을 보냈다. 김탷여 감독이 부임하게 되면서 코칭스태프도 크게 바뀌었고, 새로운 마음으로 지난 1일부터 미국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김민호 코치./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등이 새롭게 합류하고, 뉴페이스들까지 새롭게 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롯데 선수단의 분위기는 기존과 조금 다른 모양새다. 롯데 선수단 특유의 밝은 분위기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으나, 훈련에 임하는 태도에서 조금 더 진지함이 묻어나오고 있다. '호랑이 사령탑' 김태형 감독의 눈치를 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예년과는 마음가짐이 다른 모양새다.

이번 겨울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복귀하게 된 베테랑 김민성은 "감독님께서 두산에 계실 때 좋은 성적도 많이 내셨고, 승부의 세계에서 많은 경험을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히 여유가 느껴진다. 나도 캠프가 시작된 후 '올 시즌을 어떻게 해야 되지?'라는 등 성적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감독님을 보면서 여유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취임 당시 올 시즌의 목표를 포스트시즌 진출, 3년 내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스프링캠프에 임하고 있는 사령탑의 모습에서는 성적에 쫓기는 조급함은 찾아볼 수가 없다. 김민성 또한 이를 느낀 듯했다. 그는 "물론 감독님께서도 걱정을 하실 것이다. 그러나 내 시선에서는 정말 걱정 없이 선수들하고 잘 지내고, 선수들을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때문에 선수로서 자신감이 많이 생긴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태형 감독은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는 스타일의 사령탑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베테랑 뿐만이 아닐터. 선수들은 시키지 않아도, 훈련을 찾아서 하고 있다. 한동희 또한 "선수들이 모두가 알아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6일 훈련에서는 점심 시간이 넘은 가운데 선수들이 타격, 수비 훈련을 하는 모습에 "끝내끝내! 그만치고, 밥 먹고 해!"라며 오히려 선수들을 뜯어 말리는 모습이었다.

이를 본 김민성은 "감독님께서 끼니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더라. 끼니를 챙기셔야 호통도 치고 선수들에게 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야 감독님께서도 여유가 생기고, 선수드리 잘못을 했을 때 이야기도 하지 않겠나"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선수들은 김태형 감독의 카리스마에 알아서 훈련을 진행, 사령탑은 선수들의 오히려 훈련을 말리는 등 시간이 흐르면서 사령탑과 선수단의 케미가 좋아지고 있는 괌 캠프다.

롯데 자이언츠 김민성./롯데 자이언츠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