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등록금 대신 지역 학생위해"…임실 80대 부부 장학금 기탁

지역 장학금 기탁한 노종택·송정순 부부, 가운데는 심민 임실군수 [임실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임실=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대학에 들어가는 손주의 등록금을 줄까 하다가, 임실에 사는 더 많은 학생의 학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기탁했어요."

전북 임실군의 80대 노부부가 지역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했다.

6일 임실군에 따르면 임실읍 갈마리에 사는 노종택(85)·송정순(83) 부부가 최근 임실군 애향장학회에 장학금 500만원을 내놨다.

토박이 농사꾼인 노씨는 슬하에 5남 1녀의 자녀를 뒀고 손주들만 12명에 이른다.

노씨 부부는 육남매의 자녀가 준 용돈과 부친의 독립유공자 보상금 등으로 모은 500만원을 손주의 대학 입학금에 보탤까 고민하다가 애향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노씨는 "32세에 홀로되신 어머니 밑에서 생활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돈을 벌어야만 했다"며 "평생 배우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커서 언젠가는 지역 학생들의 꿈과 배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고 기탁 사연을 털어놨다.

노씨는 농사를 지으며 여섯 자녀를 모두 대학까지 보냈다고 한다.

그는 "자식들만은 배움에 대한 한이 맺히지 않게 하려고 정말 열심히 살았다"며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임실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하고 인재가 되는 데 소중하게 쓰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실군 애향장학회 이사장인 심민 군수는 "노부부의 기탁 사연을 듣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장학금은 지역 학생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는데 소중하게 쓰일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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