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 송 “외국엔 없는 ‘인연’ 개념에 세계인이 공감해 뿌듯”

김은형 기자 2024. 2. 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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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후보 발표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무척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셨어요."

셀린 송 감독이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자 누구보다 기뻐한 건 아버지였다고 했다.

송 감독은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의 아카데미 후보 진출에 대해 "더없이 영광스러운 시작"이라면서 영화 '기생충'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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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카데미 후보 오른 셀린 송 감독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 CJ ENM 제공

“아카데미 후보 발표 소식을 듣고 아버지가 무척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하셨어요.”

셀린 송 감독이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아카데미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오르자 누구보다 기뻐한 건 아버지였다고 했다. 송 감독의 아버지는 데뷔작 ‘넘버3’로 신드롬급 화제를 일으켰지만 차기작 ‘세기말’을 내놓은 뒤 캐나다 이민을 떠난 송능한 감독이다. 다음 달 6일 한국 개봉과 10일 아카데미 시상식 발표를 앞두고 셀린 송 감독을 6일 오전 화상으로 만났다.

“지난해 2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첫 공개 이후 1년 동안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알아봐 주고 지지해주셔서 데뷔작으로 놀라운 주목을 받았어요. 정말 꿈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송 감독이 12살 때 떠났던 이민이라는 자전적 경험을 영화로 만든 ‘패스트 라이브즈’는 영화 속에 한국말로 등장하는 “인연”을 주제로 한다.

“‘인연’의 의미를 한국인들은 다 알지만 외국에는 이런 개념이 없어요. 하지만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이 의미를 느끼고 받아들이는 걸 보면서 뿌듯했습니다.”

송 감독은 “이민이 아니라도 모든 사람은 살던 곳을 떠나는 경험을 한다. 떠날 때 두고 온 삶이 시간을 통과하며 인연으로 이어지고 평범한 삶 속의 특별한 순간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걸 영화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CJ ENM 제공

‘패스트 라이브즈’는 초등학교 시절 어렴풋한 첫사랑 같은 친구 해성(유태오)과 이민을 떠나 뉴욕에 정착한 노라(그레타 리), 그리고 노라의 미국인 남편이 함께 바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장면에 대해 송 감독은 “어린 시절 첫사랑 친구가 뉴욕에 와 이스트빌리지 바에서 친구, 미국인 남편과 함께 술을 마신 경험을 녹였다”면서 “가운데 앉아 말이 통하지 않는 두 사람을 통역해주면서 문득 내가 나의 역사를 해석하고 있는 느낌, 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같이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때 느낀 특별한 감정에 대해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니까 다들 비슷한 경험이 있더라. 그래서 시나리오를 이 장면으로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로 영국아카데미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유태오를 전화로 오디션했다고 했다. 송 감독은 “유 배우가 보냈던 오디션 응모 테이프를 보고 한국에 전화를 걸어 세 시간 동안 시나리오를 함께 읽었다”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한 배우라고 생각했다. 다음 날 아침 전화로 함께하자고 말했는데 그날 밤 그가 한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타서 더 기뻤다”고 했다.

송 감독은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의 아카데미 후보 진출에 대해 “더없이 영광스러운 시작”이라면서 영화 ‘기생충’에 감사를 표했다. “‘기생충’이 영어 자막에 길을 열어줬다고 생각해요. ‘패스트 라이브즈’는 미국영화지만 한국어 대사가 많아 영어 자막이 많이 나오는데 ‘기생충’이 자막있는 영화에 대한 미국 관객들의 거부감을 없애줬기 때문에 제 영화도 편하게 즐길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다음 달 개봉을 앞두고 내한 예정인 송 감독은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너무 궁금하고 떨린다.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는 기대를 밝혔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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