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서 155억 원 가로채 백화점에만 76억 쓴 50대 중형

가족이 재력가인 것처럼 지인을 속이고 투자금 명목으로 약 155억 원을 가로챈 뒤 호화 생활을 즐긴 50대 여성이 징역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6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보면 A 씨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해운대구에 살고 있는 지인 등 12명을 대상으로 투자금 155억 원을 가로챘다. A 씨는 학부모 모임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들에게 모친이 국내 유명 금융투자사 회장과 친분이 있는 재력가이고, 남편은 대기업에 근무한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그러면서 남들이 모르는 투자 상품이라며 높은 이자와 원금 보장을 미끼로 투자금을 받았다.

하지만 A 씨는 일정 기간만 이자를 지급하고 나중에는 하지 않았다. A 씨가 과시한 모친과 남편의 재력은 허위였으며 투자금은 ‘돌려막기’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백화점에서만 76억 원을 쓰는 등 고급차, 명품 구입으로 호화생활을 즐겼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A 씨는 3억 원이 넘는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며 재력을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수년간 친분 있는 지인이나 지인을 통해 안 사람 다수를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 죄책이 무겁다”며 “오래 쌓은 친분에 의해 거액을 편취당한 피해자들이 엄벌을 호소하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근 사기 행각으로 얻은 금원을 명품 구입에 등에 사용하는 사례가 이어져 공분을 산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전직 구청장인 아버지의 이름을 내세워 공병 세척사업에 투하면 이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151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40대 여성을 구속기소 했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명품 구입으로 생활이 어려워지자 이 같은 일을 벌이고 투자금을 다시 명품을 사는 데 쓴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