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장 10명 중 6명 “타 대학과 통합 고려”
33.3% “현재 계획 없으나 제의 오면 통합 고려”
서울권 대학 45% “2028학년도 논술·면접 확대”
윤 정부 교육개혁 성적표 ‘B등급’ 가장 많아
4년제 대학 10곳 중 6곳이 대학 통합을 고려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장 통합을 추진 중이거나 통합이 가능한 대학을 찾고 있는 곳도 4곳 중 1곳꼴이었다.
6일 교육부 출입기자단이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 참석한 4년제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총장 102명 중 59명(57.8%)이 타 대학과의 통합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대교협 정기총회에는 전국 198개 4년제 대학 중 134개 대학 총장이 참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통합을 고려해 통합 가능 대학을 찾는 중’이라는 응답이 13.7%였고, ‘현재 통합을 추진 중’이라는 응답은 10.8%였다. 당장 통합 계획을 하는 대학이 24.5%에 달하는 것이다. ‘현재는 계획이 없지만 타 대학에서 제의가 오면 고려하겠다’는 대학도 33.3%였다. 재정이 열악한 비수도권 대학(39.2%)이나 사립대학(37.2%)에서 대학 통합을 고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대학들의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총장 절반 이상(53.9%)은 앞으로 10년 내 4년제 대학 198개 중 30개 넘는 학교가 문을 닫을 것으로 예상했다. 31개~40개 대학이 폐교할 수 있다고 예상한 총장들이 21.6%였고, 50개 넘는 대학이 폐교할 수 있다는 응답도 17.6%에 달했다.
대학들은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입개편안에 따라 대입 전형을 손볼 것으로 예상된다. 2028학년도부터는 고교 내신 주요 과목이 5등급 상대평가제로 바뀌어 내신 변별력이 약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권 대학의 절반가량(45%)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논술,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영역 범위에서 미적분II와 기하가 빠진 데 대해서는 4년제 대학의 46.1%가 입학 후 수학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해당 과목들을 학교 내신에서 이수했는지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은 12.7%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무전공 선발 확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9.8%)이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정부가 목표치를 제시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6.1%였다. 당장 올해 시행되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무전공 선발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대학은 41.2%였다.
총장들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개혁 점수를 A~E등급으로 평가하라는 문항에 B등급을 가장 많이 골랐다(33.3%). D등급이 29.4%로 뒤를 이었다. D등급 이하를 준 대학에서는 교육개혁이 강제성을 지닌 채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D등급을 준 한 대학 총장은 “대학의 자율성에 근거한 경쟁력 강화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수도권의 한 소형 사립대 총장도 “정부 주도로 밀어붙이는 느낌”이라며 D등급을 매겼다. “장기적 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E등급을 준 총장도 있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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