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개월째 매출 0원, 자식 적금도 깼다"…종이빨대 회사 첫 도산
누리다온이 마지막 종이빨대 주문을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24일이다. 이후 3개월째 매출이 0에 가까워 공장 임대료(375만원)와 전기료(60만원) 독촉을 받고 있다. 한 대표는 세 자녀와의 생활비도 감당할 수 없어 자녀 명의로 들었던 적금 상품을 전날(5일) 해지했다.
주문이 끊긴 시점은 같은해 11월7일 환경부가 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무기한 연기하기 보름 전이다. 환경부가 2022년에도 규제를 1년 연기한 선례가 있어 고객들과 도매업자들은 서둘러 물량을 확보하기보다 주문을 보류하고 있었다. 반대로 종이빨대 업계는 규제가 예정대로 시행된다고 예상했다. 환경부가 업계에 따로 예고한 것이 없고, 홈페이지에 규제 시행이 안내도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규제 연기 나흘 전까지 통화에서 환경부 담당자는 '규제에 변동이 없다'고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누리다온은 지난해 대출을 받아 생산 설비를 증설까지 했다. 2022년에 규제 시행을 앞두고 종이빨대 주문 폭주 사태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당시 고객들은 규제가 시행될 거라 예상하고 종이빨대 수백만개를 선금으로 구매했다. 공장이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배송차 4~5대가 공장 앞에서 빨대를 기다렸다. "왜 우리 안 주고 다른 데 줬느냐"고 욕하는 고객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는 규제가 명확한 유예기간 없이 연기됐다. 사실상 규제가 폐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를 무분별하게 쓰자는 취지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단속·처벌이 없기 때문에 주문도 끊기고, 누리다온은 거래처가 취소, 반품한 2000만원 어치 손실까지 감내했다. 누리다온은 환경부 발표 이튿날 생산을 중단했지만, 규제 시행에 맞춰 생산량을 늘렸던 탓에 3억원 어치 종이빨대 2500만여개가 재고로 쌓였다.
누리다온은 식용 접착제로 특허를 받았다. 빨대는 물에 담그고 이틀이 지나도 풀어지지 않게 개발했다. 코로나19(COVID-19) 전에는 종이빨대를 미국으로 수출도 했다. 한 대표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자는 유엔 차원의 협약도 있고, 종이빨대는 앞으로 가야할 방향인데 직접 개발한 제품들로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서산(충남)=김성진 기자 zk007@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아픈 아들 두고 밤샘 파티"…최동석, 전처 박지윤 저격 - 머니투데이
- '치매' 옥경이 "몰라요"에 무너진 태진아…아내와 듀엣 도중 '오열' - 머니투데이
- 바이든 아들, 한인 VIP성매매 업소 들락?…업주 스파이 활동 조사도 - 머니투데이
- "마사지 잘해요" 필리핀 발칵 뒤집은 영상…쯔양 결국 고개 숙였다 - 머니투데이
- "해변 키스, 여친 아니잖아"…'바람' 들키자 유서 써서 올린 중국 배우 - 머니투데이
- '166만 유튜버' 히밥 자산 50억…"유튜브 수익만 월 1억이상" - 머니투데이
- 겹치기 출연 최재림, 공연중단 사태 터졌다…"첫곡부터 불안" - 머니투데이
- 초4 금쪽이, 엄마에 손가락 욕…창문 열고 뛰어내리려는 위협까지 - 머니투데이
- "자리 잡게 도와줬는데…" 이경규, 유재석에 불만 폭발 이유는 - 머니투데이
- 윤은혜 '왕따설'? 사실 아니었네…14년만에 뭉친 베이비복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