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승 기운 전파를…" 롯데행 트레이드가 전화위복, 36세에 다시 주전 노린다

윤욱재 기자 2024. 2. 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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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성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괌(미국), 윤욱재 기자] 지난 해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한 LG는 여러 선수들이 우승에 공헌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36)처럼 소금 같은 역할을 한 선수도 있었다. 김민성은 주전은 아니었지만 팀 내야진에 공백이 생기면 어디든 달려가 그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 112경기에 출전한 김민성은 타율 .249 8홈런 41타점을 남겼다. 프로 통산 성적은 1696경기 타율 .269 131홈런 725타점.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은 김민성은 LG와 좀처럼 재계약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롯데의 구애가 시작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박준혁 롯데 단장에게 "김민성을 데려오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하면서 롯데가 움직인 것이다. 마침 롯데는 FA를 신청한 안치홍이 한화와 4+2년 최대 72억원에 계약하면서 내야진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었다.

해답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였다. LG가 김민성과 2+1년 최대 9억원의 조건에 사인하고 롯데로 트레이드를 한 것이다. 롯데는 김민성을 영입하면서 내야수 김민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그렇게 김민성은 14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현재 롯데는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자이언츠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김민성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내가 예전에 있었던 팀이고 유니폼에 자이언츠 마크가 있는 것은 똑같기 때문에 확실히 익숙한 느낌은 있다"라는 김민성은 14년 전과 지금의 차이에 대해 "그때는 내 위에 형들과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는데 지금은 내가 고참급이 됐다. 후배들과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다"라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김태형 감독은 김민성을 주전 2루수로 기용할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로선 김민성이 가장 유력한 롯데 주전 2루수 1순위라 할 수 있다. 김민성은 "감독님이 나를 2루수로 생각한다고 하셔서 준비는 하고 있다. 그동안 3루수로 뛴 경기가 많아서 완전히 익숙한 포지션은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까 좋은 경쟁을 하면서 주전을 노릴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LG보다 주전 확률이 큰 롯데로 왔으니 FA와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 김민성 ⓒ롯데 자이언츠
▲ 김민성 ⓒ윤욱재 기자

롯데가 김민성의 가세로 탄탄한 내야진을 갖추게 된다면 투수진과도 적잖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롯데는 워낙 투수력이 좋은 팀이다. 선발투수, 중간계투, 마무리투수 모두 안정적이다. 내가 상대 팀에 있을 때도 그런 안정감을 느꼈기 때문에 올해도 잘 할 것이라 생각한다. 팀에 (진)해수 형도 왔고 (김)상수 형이 고참으로서 투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이라는 김민성은 "결국 올해는 야수들이 얼마나 투수들에게 믿음을 주느냐가 중요하다. 야수들이 투수들에게 믿음을 주고 투수들도 야수들을 신뢰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 야수들의 뒷받침만 이뤄지면 팀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 김민성은 지난 해 LG에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모두 제패한 기운을 롯데에 전달하고자 한다. "나도 우승을 처음 해봤는데 정말 뜻깊고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우승을 하고 롯데에 왔으니 좋은 기운을 어떻게 전파할지 고민이다. 앞으로도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라는 것이 김민성의 말이다.

부산 팬들과의 재회도 김민성을 설레게 하는 이유다. 김민성은 "부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지금 롯데 팬들은 당시보다 더 미친 듯이 열광적으로 응원해주실 준비가 된 것 같다. 이제 선수들만 스프링캠프를 잘 마치고 시범경기까지 준비를 잘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부산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을 많이 기대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롯데가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민성으로부터 우승의 기운을 전달받아 '대형사고'를 칠 수 있을까.

▲ 김민성 ⓒ롯데 자이언츠
▲ 김민성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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