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멍멍개’ ‘낮전등’이예요”…돈 버는 北여성들 발언권 세졌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4. 2. 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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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통일부가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에 실린 탈북민 심층면접 결과는 북한에서 여성의 장마당 참여가 증가하고 가정 내 지위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6~2020년 북한을 떠난 탈북민들은 시장 활동이 가정 내 여성 지위에 미친 영향에 관해 30.0%가 남편과 위상이 동등해졌거나 남편보다 높아졌다고 응답했고, 45.9%는 위상이 다소 높아졌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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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여성의 날 공연 관람하며 춤추는 북한 여성들.[사진 =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여성들이 돈을 버니 힘이 많이 세졌어요. 남편을 가리켜 ‘멍멍개’라고 하거나 ‘낮전등’이라고도 해요. 낮에는 전등이 꺼져 있잖아요” (2019년 탈북민 A씨)

6일 통일부가 공개한 ‘북한 경제·사회 실태 보고서’에 실린 탈북민 심층면접 결과는 북한에서 여성의 장마당 참여가 증가하고 가정 내 지위가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6~2020년 북한을 떠난 탈북민들은 시장 활동이 가정 내 여성 지위에 미친 영향에 관해 30.0%가 남편과 위상이 동등해졌거나 남편보다 높아졌다고 응답했고, 45.9%는 위상이 다소 높아졌다고 봤다.

탈북민들은 북한 내에서도 이러한 세태 변화를 두고 남편이 하찮거나 쓸모없는 존재인 ‘멍멍개’, ‘낮전등’으로 비하당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정 내 남녀평등 정도가 상당 부분 개선됐으나 김정은 정권 들어 여성에게 ‘전통적 여성상’을 되레 강조해 사회 전반의 남녀평등은 요원하다고 통일부는 분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여성들이 자녀들을 사회주의 교육교양으로 키워내고 고상한 문화도덕적 풍모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일상에서 여성들이 ‘조선옷’을 착용하라고 독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을 주로 겨냥한 복장단속도 이뤄진다는 게 탈북민의 전언이다.

2018년 탈북한 B씨는 “청바지 같은 거 바짝 붙은 거 입고 다니면 옷태 단속에 걸려 벌금 물고 그래요. 바지를 찢거나 자르기도 하고요. 내가 단속에 걸렸잖아요. 여성들이 대체로 많이 걸려요”라고 증언했다.

통일부는 보고서에서 “여성에게 조선옷 착용을 강조하는 것 등은 전통적인 여성상으로 회귀를 위한 조처”라며 “현대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을 수행하는 경향을 북한당국이 경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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