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에 4시간 틀어막힌 서울 4000가구 대단지 입구… 무슨일이

김명진 기자 2024. 2. 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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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아르테온의 주민·상가주 간 주차장 분쟁
지난 1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대단지 아파트 고덕 아르테온의 한 차량 출입 게이트 앞에서 상가 관리단과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고덕 아르테온 입주자 카페

2020년 2월 준공된 서울 강동구 상일동 4066세대 대단지 아파트인 고덕아르테온에서 주차 문제를 놓고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와 상가관리단 사이에서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차량으로 아파트 단지 출입 게이트를 수시간 막아세우는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이웃 간 소송전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6일 고덕아르테온 입대의와 상가관리단 등에 따르면, 이 단지 입대의는 지난달 31일 주차운영계약 만료를 앞두고 상가관리단에 주차비 증액을 요구했다. 종전 주차 면당 월 6만원을 받던 것을 13만원으로 올렸다. 상가 방문 차량에 제공하던 1시간 무료 주차도 30분으로 줄였다. 주차 관련 수익은 100% 입대의가 갖겠다는 조건도 달았다.

아르테온은 상가와 아파트 주차장이 통합돼 있다. 총 주차 가능 대수는 6405대. 세대당 1.57대다. 여기에 상가 몫 무료 주차 공간으로 46면이 등록돼 있다.

그러나 주차 공간은 항상 모자랐다. 5호선 상일동역을 낀 단지라서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외부인들이 상가 방문을 구실로 몰래 차를 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상가관리단은 입대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주차장 비용이 과도하게 오르게 되면, 상가 이용객이 감소하고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애초 이곳 주차장은 아파트 주민과 상가가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설계된 만큼, 상가 측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간 입대의에 비해 ‘을’의 입장이어서 갈등을 피하기 위해 주차비를 내왔는데 이번 조건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입대의는 그러자 “상가관리단 몫의 주차장을 100억원에 매입하라”고 통보했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입대의는 그 뒤 상가 측 등록 차량을 모두 삭제했다. 이달 1일부터는 입·출차 때 입대의 측에서 교부하는 ‘방문증’을 제시하라고 통보했다. 사실상 주차장 이용을 막은 것이다. 그러자 상가 측 차량이 아파트 단지 출입 게이트를 4시간가량 가로막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상가관리단은 입대의를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주차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양측의 갈등은 ‘관리비’ 문제로까지 번졌다. 아르테온 공유지분 구조는 아파트 98%, 상가 1.56%이다. 입대의는 그러나 상가가 공용 부분에 대한 관리비를 그간 내지 않았다며 “상가에서 1% 내외에 불과한 과소지분으로 대지와 각종 의무시설을 제한 없이 자유롭게 사용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가 소유자, 임차인 등을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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