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1군 도입' KBO 로봇 심판(ABS), 판정 결과에 항의 못한다…만약 기계 오류 발생하면 어쩌나
[OSEN=이상학 기자] 전 세계 프로야구 1군 경기에서 가장 먼저 '로봇 심판'을 도입하는 KBO가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볼판정시스템) 관련 운영 개요 및 시행 세칙을 발표했다.
KBO(총재 허구연)는 6일 2024시즌 주요 규정 및 규칙 변경 사항을 담은 안내 자료를 10개 구단 선수단에 배포했다. 이번 자료에는 2024시즌부터 시행하는 ABS(자동볼판정시스템) 운영, 베이스 크기 확대, 수비 시프트 제한에 관한 주요 사항이 포함됐다. 전반기 시범 운영 후 후반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피치클락 규정과 퓨처스리그에 도입되는 투수 세 타자 의무 상대 규정도 안내했다.
ABS 운영과 관련해 스트라이크존 상하, 좌우 기준을 명시했다. 시스템 결함시 판정 방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했다. 또한 시각적 이해를 돕기 위해 그래픽 자료와 함께 실제 KBO리그 경기 투구 영상 자료를 첨부했다. 수비 시프트 제한에 관한 내용도 설명과 더불어 그래픽을 첨부해 적용 가능한 수비 포지션과 불가능한 포지션을 나눠 기재했다.
KBO는 변경되는 사항에 대해 선수단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간략하게 안내 자료를 작성했다. 안내 자료 배포뿐만 아니라 향후 각 구단 선수단을 찾아 대면 설명회를 통해 제도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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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 판정 결과에 항의 못한다…기계 결함시 ‘주심 자체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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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ABS. 내달 9일 열리는 시범경기부터 KBO리그 전 경기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ABS는 모든 투구를 대상으로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해 투구 위치값을 추적한 뒤 스트라이크를 판별하는 시스템. 이를 통해 심판에게 해당 투구의 판정 결과를 자동 전달한 뒤 최종 판정을 알린다.
스트라이크존은 상하 기준으로 홈플레이트 중간 면, 끝면 두 곳에서 상하 높이 기준을 충족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된다. 상단 기준은 타자 신장의 56.35%, 하단 기준은 타자 신장의 27.64%로 적용된다. 180cm 타자를 예로 들면 상단 101.43cm, 하단 49.75cm가 적용된다. 좌우 기준은 홈플레이트 중간 면에서 판정하며 홈플레이크 크기(43.18cm)에서 좌우 2cm 확대 적용됨에 따라 총 47.18cm가 된다.
ABS 판정 결과는 최종적이며 이에 대한 이의 제기 또는 항의를 할 수 없다. 원활한 ABS 운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양 구단과 선수단이 최대한 협조해야 하며 운영에 방해가 되거나 방해할 목적의 행위를 할 경우 퇴장 및 추가 제재 조치가 가능하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역시 기계적인 오류다. KBO는 매 경기 ABS 운영 요원을 배치해 사전 시스템 및 장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기 전 또는 경기 중 장비나 시스템에 결함, 오류, 기타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원활한 ABS 운영이 불가능할 경우 주심의 볼-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대체 운영된다.
심판원이 ABS 운영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심판 자체 판정 또는 경기 중단 후 ABS 운영, 복구 가능 여부를 판단해 경기 재개 방식을 판단하고 양 구단에 이를 통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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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클락, 견제구는 최대 4번까지 가능…위반시 보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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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피치 클락을 도입한 메이저리그는 경기당 평균 시간이 전년도 3시간4분에서 2시간40분으로 24분이나 줄었다. 스피드업에 사활을 걸어야 할 KBO리그도 시즌 시작부터 피치 클락을 도입할 예정이었지만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전반기는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위반에 따른 제재를 적용하지 않고 구두 경고를 준다. 퓨처스리그는 전체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메이저리그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 때 20초 이내로 투수가 공을 던져야 하지만 KBO리그는 각각 18초, 23초로 조금 더 여유를 뒀다. 포수는 9초가 표기된 시점까지 포수석에 위치해야 하고, 타자는 8초가 표기된 시점까지 타석에서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투수가 지키지 못하면 볼이 선언되고, 타자가 위반할 경우 스트라이크가 주어진다.
견제 시도, 견제구를 던지는 시늉, 주자가 있을 때 투구판에서 발을 빼는 경우 투수에게 ‘투구판 이탈’을 부과한다. 발을 빼는 행위로 피치 클락 규정의 적용 회피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투구판 이탈 허용 횟수는 타석당 3회. 동일 타석에서 4번 이상 투구판 이탈시 보크가 선언되며 4번째 투구판 이탈로 주자가 아웃되거나 진루할 경우 보크가 부과되지 않는다. 투수에겐 최대 4번의 견제구가 가능하지만 마지막 시도 때 주자를 잡지 못하면 보크가 된다.
타자에게도 피치 클락이 적용된다. 타석당 타임 횟수가 1회로 제한되며 두 번째 타임 요청을 하고 타석을 벗어나면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선수나 감독, 코치가 고의로 피치 클락 규정의 적용을 모면하거나 회피하려고 했다고 심판이 판단할 경우 볼-스트라이크가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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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시프트 제한, 한쪽에 내야 3명-외야에 4명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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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처럼 수비 시프트 제한도 생겼다. 수비 팀은 최소 4명의 선수가 내야에 위치해야 하며 2명의 내야수가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각각 측면에 자리해야 한다. 한쪽에 3명의 내야수를 몰아서 배치할 수 없다. 하지만 외야수가 내야로 들어오는 것은 제한되지 않는다.
또한 투수가 투구판에 서있을 때 4명의 내야수는 내야 흙 경계 내에 있어야 한다. 투구시 내야수가 제대로 정렬돼 있지 않으면 공격 팀은 자동 볼 또는 타격 결과를 선택할 수 있다. 외야수의 위치 이동은 제한되지 않지만 4명 이상 외야에 설 수 없다.
베이스 크기도 메이저리그를 따라간다. 1~3루 베이스 크기가 기존 15인치(38.1cm)에서 18인치(45.73cm)로 커졌다. 홈에서 1·3루간 거리가 각각 3인치(7.62cm), 2루와 1·3루간 거리가 각각 4.5인치(11.43cm) 감소됐다.
투수의 3타자 의무 상대 규정은 일단 퓨처스리그에만 도입된다. 투수는 등판시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하거나 이닝 종료 때까지 투구해야 한다. 부상의 경우는 제외된다. 만약 투수가 1명의 타자를 상대로 이닝을 마감하면 교체할 수 있지만 두 번째 이닝에 다시 등판하는 경우에는 교체 전까지 2명의 타자를 더 상대해야 한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시행한 뒤 향후 1군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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