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子 학대 혐의’ 특수교사 “금전 요구 안했다...왜곡·과장”

항소장 접수에 앞서 기자회견 하는 ‘주호민 아들 정서학대’ 1심 유죄 특수교사 A씨(가운데). 사진ㅣ연합뉴스

웹툰 작가 주호민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특수교사가 항소했다.

특수교사 A씨는 6일 오전 10시 30분께 수원지방법원 민원실에 모습을 드러내 항소장 제출과 더불어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A씨는 “제 꿈은 특수 교사였고 그것을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 항소를 결심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A씨는 “학생 가방에 녹음기를 넣기 전에 학부모가 학대 의혹과 관련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고려해야 했다. ‘불법녹음’을 증거로 인정한 재판부의 판단이 아쉽다”며 “부모가 자신의 감정이 상한다고 순간적 감정으로 무턱대고 교사의 수업을 녹음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전체 발언 취지를 보면 학대 정황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부모가 속상할 수 있다는 사법부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또 A씨는 “주호민에게 금전을 요구한 적 없다”고 반박하며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던 초반 주호민 측에서 저를 선처하겠다는 내용이 보도됐고 제 변호사가 주호민 측과 합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주호민 변호인에게 어떤 선에서 합의를 하는 게 좋은지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자신은 변호인에게 금전 요구 부분은 원하지 않는다고 전달했고 결과적으로 주호민 측에 대한 금전 배상 요구를 삭제했다. 하지만 주호민 측이 금전을 요구했다며 사실을 과장, 확대 왜곡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또 A씨는 주호민 측의 주장하는 녹취 속 ‘쥐XX’라는 표현에 대해 허위라며 명예훼손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이번 판결로 인해 다른 특수교사들의 교육권이 위축될 수 있다고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특수교사노조 관계자 수십명이 함께해 1심 판결에 유감을 드러냈다.

전국특수교사노조 집회. 사진ㅣ전국특수교사노조

앞서 A씨는 2022년 9월 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호민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발언하는 등 피해 아동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주호민 측이 아들 편으로 녹음기를 넣어 학교에 보냈고 이후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 수사가 시작됐다.

지난 1일 법원은 A씨에게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에서는 ‘몰래 녹음’의 증거능력이 쟁점이 됐는데 1심은 문제가 된 녹취록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녹음한 것이라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면서도 이 사건의 예외성을 고려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A씨의 정서 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주호민. 사진|유튜브 캡처

이후 주호민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교권 이슈가 뜨거워진 상황에서 내 사건이 엮였고 나는 갑질 부모가 됐다. 그 분노가 내게 쏟아졌고 너무 힘들었다”며 극단적 선택 생각까지 했다고 밝혔다.

주호민은 지난 2005년 웹툰 ‘짬’으로 데뷔한 작가로서 2017년까지 ‘무한동력’, ‘만화전쟁’, ‘빙탕후루’ 등 수많은 작품들로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특히 2010년부터 연재하며 인기몰이해온 ‘신과 함께’ 시리즈는 영화로도 재탄생되며 큰 성공을 맛봤다. 또 그는 기안84, 이말년, 김풍 등과 함께 대중성을 갖춘 웹툰 작가로 활동하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