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옆에 1R 옆에 1R' 사·단장은 감동했다…"든든하네, 투수는 걱정 없어"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든든하네요. 이 선수들이 이대로만 커 주면 투수는 앞으로 걱정 없겠어요."
두산 베어스 고영섭 사장과 김태룡 단장은 5일 1라운드 기대주들의 불펜 피칭을 지켜본 뒤 감탄하고 또 감탄했다. 2021년 2차 1라운드 김동주(22), 2023년 1라운드 최준호(20), 2024년 1라운드 김택연(19)까지 3명이 나란히 서서 공을 던지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기세 대결이 대단했다. 사·단장이 감동한 건 당장 결과가 좋아서도 아니고, 어린 선수들이 오버페이스를 하길 바라지도 않는다. 어린 유망주들이 정석대로 잘 성장하고 있고, 잠재력과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으니 미래가 밝아 감탄한 것이다.
3명 가운데 당장 1군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선수는 선배인 김동주다. 김동주는 올해 당당히 선발 경쟁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개막 5선발을 따냈을 유망주다. 다만 지난해까지는 상체로만 공을 던지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5이닝 이상 넘기질 못했다. '4이닝이 지나면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스태미나에 약점을 보였다. 김동주는 지난해 18경기, 3승6패, 78⅓이닝,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하고, 4차례 퀄리티스타트를 챙겼으나 만족할 수는 없었다.
김동주가 선발로 오래 던지는 선수가 되려면 하체의 힘을 쓰는 법을 배워야 했다. 겨우내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고, 땀의 결실은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오자마자 빛을 보기 시작했다. 김동주의 투구를 지켜보는 관계자들과 코치진, 포수들까지 모두 "이제 하체를 써서 던지기 시작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체로 던지는 법을 한번 깨우치는 게 중요했는데 그 어려운 걸 김동주가 스스로 터득해 왔으니 기특할 수밖에 없었다. 김동주는 5일 2번째 불펜 피칭에서 예상보다 많은 55구를 던지고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김동주가 올해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 주길 바랐다. 이 감독은 "(김)동주는 지난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줬고, 우리 선발 가운데 한 명이다. 선발 5명으로는 1년을 치를 수 없기 때문에 동주같은 선수들이 필요하다. 시즌 초반에 좋다가 중반 힘에 부치면서 부진했지만,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캠프에서 하는 것을 보니 본인의 약점이었던 스태미나를 해결해 오고 본인이 노력하는 의지가 강하더라.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 같은 느낌이 있고,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며 엄지를 들었다.
최준호는 받는 포수마다 감탄할 정도로 현재 불펜 피칭에서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기대주다. 최준호는 키 188㎝, 몸무게 90㎏으로 좋은 체격을 자랑한다. 구단은 지명할 때부터 최준호의 체격에 높은 점수를 줬고, 프로의 맛을 보면서 더 체격이 좋아지면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충분히 던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지난해는 팔꿈치 피로골절로 1군에 데뷔할 수 없었지만, 올해는 중요한 전력으로 분류되고 있다.
훈련 태도도 좋다. 최준호는 이번 캠프에서 두산 국내 에이스 곽빈(25)과 한 방을 쓰면서 틈날 때마다 배우려 노력하는 노력파이기도 하다. 곽빈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숙소에서도 물어보고, 훈련할 때 가까이 있으면서 눈으로 익히는 것도 많다.
이 감독은 최준호가 1군에서도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하면 선발로 기회를 줄 생각이다. 이 감독은 "(최)준호는 선발이다. 어린 선수인데, (김)택연이랑은 또 스타일이 다른 선수다. 지난해 신인으로 들어와서 퓨처스에서 준비를 잘했고, 선발로 준비를 했기 때문에 1군에서 등판할 기회를 부여한다면 아마도 선발로 준비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막내 김택연은 올해 두산 마운드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산이 모처럼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뽑은 고교 최대어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고, 구단이 '차기 마무리투수'로 낙점하면서 팬들의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다. 오는 3월 치르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인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친선 경기에 나설 '팀 코리아' 예비 선수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며 프로 데뷔 전부터 눈길을 끌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김택연은 '역시 19살은 19살'이라는 말을 들었다. 신인이고 어린 선수라 훈련 분위기에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하기도 했고, 첫 불펜 피칭에서는 힘이 너무 들어가는 바람에 자기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단 김택연의 마음가짐은 여느 19살과 달랐다. 김택연은 캠프 첫 훈련 과정을 거치면서 미숙했던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원래 처음에는 누구나 실수를 하는 거니까. 오히려 실수를 해봐야 더 성장할 수 있고, 지금은 많이 실수도 해보고 실해도 해보는 게 내게 인생과 미래에 약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신 못했던 게 훈련 한 턴 내내 이어지지 않도록 연습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의젓한 태도를 보였다.
이 감독은 나이와 상관없이 김택연이 1군 선수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면 기용하려 한다. 이 감독은 "가까이서 보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김)택연이는 멀리서만 지켜봤다. 첫날에는 조금 힘이 들어갔다고 하더라. 택연이는 좋으면 쓴다. 아직 어린 선수라 근육이나 체격이 아직 성인으로 완전히 성장했다고 판단이 되지 않아서 앞으로 트레이닝 파트, 투수 파트와 잘 상의를 해서 관리를 해 줄 것이다. 아주 훌륭한 선수이기에 이 선수를 오랫동안 경기장에서 보려면 충분한 관리가 필요하다. 김택연이 프로에 적응을 하면서 오랫동안 부상 없이 지속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가 그건 분명히 약속을 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동주, 최준호, 김택연 외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투수들은 많다. 1994년생인 최원준이 이번 캠프 명단에서 2번째로 나이가 많을 정도로 투수진이 많이 어려졌는데, 몸을 다들 잘 만들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 관계자들이 매일 불펜 피칭장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이유다.
이 감독은 "(이)영하, (김)유성이도 마찬가지고 최원준도 지난해 마치고 자율 훈련 기간에 열심히 잘 준비한 것 같더라. 그래도 평균적으로 투수는 엔트리에 13~14명 정도 들어간다. 캠프에 21~22명 정도가 있는데, 13~14명 안에 들려면 외국인 투수들도 제외해야 하니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다. 다 같이 갈 수 없으니 선수들이 조금 힘들 것"이라며 어린 투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겨울과 봄에 열심히 땀 흘린 성과를 얻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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