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월세 2~3달 지원하자 노숙인 80% ‘집으로’…적금 들기도

손덕호 기자 2024. 2. 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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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임시 주거비용(월세)을 지원받은 노숙인 10명 중 8명은 지원이 끝난 뒤 다시 거리로 나오지 않고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임시주거지원사업'으로 월세를 지원받은 거리 노숙인 636명 중 522명(82.1%)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여전히 주거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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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적응 못한 노숙인에게 고시원 등 월세 지원
평균 2.3개월 지원받아 82.1% 주거 공간 정착
민간 일자리 구할 수 있게 도움도
노숙을 했던 한모(52)씨가 서울시 임시주거지원사업을 받아 자존감을 회복하고 서울시 노숙인 인문학과정 졸업생 최우수상을 받았다. /서울시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임시 주거비용(월세)을 지원받은 노숙인 10명 중 8명은 지원이 끝난 뒤 다시 거리로 나오지 않고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월세 지원 기간은 2.3개월에 불과했지만, 이후에도 복지 혜택을 받고 일자리를 찾으며 정착에 성공했다. 적금을 든 사례도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해 ‘임시주거지원사업’으로 월세를 지원받은 거리 노숙인 636명 중 522명(82.1%)이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여전히 주거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6일 밝혔다. 다시 거리로 나와 노숙하는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시는 2011년부터 시설 입소를 거부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는 노숙인들에게 고시원 등의 잠자리 월세를 제공하는 임시주거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지역 1인 가구 주거급여 수준인 33만원의 월세를 최대 6개월간 지원하고, 세면도구·속옷·양말 등 10만원 안팎의 생활용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임시주거지원사업 1인당 평균 지원 기간은 2.3개월이었다.

월세가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는 임시주거지 운영기관에 월세를 직접 납부하고 필요한 생활용품은 구매해서 전달한다. 이 밖에도 전담관리자를 매칭해 건강 등 생활 관리와 사회복귀도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89명의 주민등록이 복원됐고, 4명은 장애인으로 등록됐으며, 13명은 신용이 회복됐다.

또 서울시는 92명에게 공공·민간 일자리를 알선하는 등 자립 발판도 제공했다. 건강 문제로 취업이 어려운 244명에게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다. 267명에게는 주거급여 신청도 도와, 임시주거지원이 끝난 후에도 주거급여로 월세를 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전세임대주택 신청과 선정을 도와 임시 주거지보다 생활 여건이 나은 곳에서 거주하도록 지원한 사례도 21명 있다.

한모(52)씨는 2016년 사업에 실패한 뒤 노숙을 시작했고, 자살을 시도하다 경찰에 발견되어 서울특별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로 연계됐다. 한씨는 우울증과 알코올 문제로 안정을 찾지 못하고 시설 보호와 노숙을 반복하다가 임시주거지원사업에 참여했다. 한씨는 서울시 노숙인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안정감을 찾았고, 지난해에는 서울시 노숙인 인문학 과정에도 참여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한씨는 10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아들과 다시 연락하고 있고, 서울시 사회복지공익법센터의 지원을 받아 신용 회복도 진행 중이다.

손모(65)씨는 가족과 불화로 집을 나왔고 지난해 3월부터 청량리역 인근에서 폐지를 주우며 노숙을 했다. 6월 선교사 도움으로 시립 브릿지종합지원센터를 방문했고, 임시주거 지원을 받았다. 센터의 도움으로 9월부터 서울 시내 유명 호텔에서 식기 세척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11월에는 구세군에서 운영하는 지원주택에 입주했고, 이후 안정된 주거지에서 1000만원을 목표로 청약저축과 적금을 들었다.

올해 임시주거지원사업 지원금은 월 34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3.3% 인상됐다. 여성 노숙인은 최대 40만9000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여성 노숙인은 거리 생활 시 성폭력 등 피해 발생 우려가 있고, 입실 가능 임시주거지의 월세 단가가 남성 주거지 대비 최대 20%가량 높은 점을 고려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한다.

현재 서울시가 운영·지원하는 노숙인 시설은 총 39곳이다. 작년 말 기준 이곳에서 생활 중인 노숙인은 23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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